
우리나라 선거 중 대통령 선거는 평균 투표율이 가장 높다. 7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다.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은 50%대에 머물다가 2020년 66.2%를 기록했다. 지방선거는 2018년 60.2%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2022년 투표율은 50.9%로 역대 8번의 지방선거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지방선거 중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은 다른 선거보다 더 낮다. 청소년 자녀가 없는 경우 관심 가질 동인이 없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2009년 첫 주민 직선제로 선출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역대 모든 선거 중 최저인12.3%의 투표율 속에 당선됐다. 이처럼 낮은 지지율로 당선이 되다 보니 대표성에 의문이 붙기도 한다. 또 진보·좌파 진영의 핵심으로 조직력이 강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육감 선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결과를 좌지우지한다는 분석(?)도 늘 따라왔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이 48.7%로 잠정 집계됐다. 사전투표율은 22.64%로 역대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최종 투표율은 최근 재·보궐선거에 미치지 못했다. 2021년 4·7 재보선 서울·부산시장 보선 투표율 56.8%보다는 8.1%, 올 4월5일 경남 창녕군수 보선 투표율 57.5%보다는 8.8% 낮았다. 사전투표 당시 여야가 각각의 지지층이 결집했다고 판단한 것을 고려하면 부동층이 이번 보궐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유권자가 투표를 포기하는 이유로는 생업에 바빠 투표를 할 수 없거나 정치권에 대한 불신, 정치적 무관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절반이 넘는 유권자가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정치적 의사 표현’일 수 있다. 투표 참가라는 비용에 비해 투표 행위로 인해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 편익이 적다고 판단한 유권자가 그만큼 많았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여야 중 낮은 투표율에 담긴 민의를 보다 세심하게 읽는 쪽이 내년 총선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