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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양양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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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화두에 오르는 임산물이 ‘양양송이’다. 1970년대만 해도 1㎏에 10만원 내외이던 양양송이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1등급 공판가격이 최고 1㎏에 160만원대를 웃돌기도 했다. 1등급의 경우 어린아이 주먹만 한 버섯 1개당 15만원이 넘는 가격이다. 양양송이 가격이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는 2006년에 ‘산림청 지정 지리적 원산지 표시 임산물 1호’로 지정된 것이 한몫을 하고 있다. 그 이전만 해도 타 지역, 심지어는 중국산 송이가 양양에서 ‘양양송이’로 둔갑돼 판매되며 ‘명품 양양송이’의 명성에 흠집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양양송이는 국내 타 지역 송이와 1㎏에 10만원가량의 가격 차이가 난다. 타지산 송이 1톤을 양양으로 들여와 판매할 경우 하루 1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양양군이 양양송이 지리적표시제도를 도입하려 하자 지역의 일부 송이 판매상이 크게 반발했지만 양양군은 ‘명품 송이’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지리적표시제 도입을 강행했다. 그 결과 양양송이는 지금까지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양양군 최고위 관계자는 일부 송이 판매상에게 심각한 협박을 받기도 했다. ▼양양송이는 6·25전쟁 직후부터 일본으로 수출되는 것은 물론 서울 경동시장에서 최고의 ‘요리 재료’로 인정받았다. 오색령(한계령)이 생기기 전에 양양의 송이 상인들은 지역 농가들로부터 수집한 송이를 지푸라기로 엮은 뒤 진부령을 넘는 버스를 타고 경동시장으로 가서 팔았다. 1960년대에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송이를 팔러 다녔던 A씨는 “경동시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송이가 거래됐는데, 양양송이를 펼쳐놓으면 서울의 요리집 주방장들이 ‘양양송이 향’을 따라 모여들었다”고 회상한다. ▼양양송이는 송이 판매수익 못지않게 국내외 관광객들을 양양을 비롯한 강원도로 불러모은다. 이처럼 중요한 명품 임산물인 양양송이 채취량이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채취량 감소는 소나무 고령화와 기후변화가 요인으로 꼽힌다. 자연의 흐름에 맞춘 대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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