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 횡성한우축제의 새 역사

김명기 횡성군수

횡성은 예부터 소와 인연이 깊은 고장이었다.

우천면 우항리는 마을 지형이 소의 목처럼 생겼다 해 이름 붙었고, 서원면 옥계리에 있는 소지기들은 소를 풀어놓고 풀을 먹이던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횡성 우시장은 일찍이 사대문 밖 최대 규모였다고 전해져 왔으며, 1974년 11월 조곡리 가축시장이 개장한 이후 전국에서 경매를 제일 먼저 도입한 곳도 횡성 우시장이었다.

횡성한우가 지금의 명성을 누리게 된 배경에는 1995년 시작한 횡성한우 명품화사업이 있다. 1996년 국내 최초 한우 거세 지원을 실시하고, 2000년대 초반 한우개량사업을 추진하면서 고급육 생산 기반이 갖춰졌다. 최고의 맛과 품질을 향한 노력과 함께 횡성한우의 이름과 가치를 알리기 위한 활동도 본격화됐다.

매년 10월 열리던 ‘태풍문화제’는 본래 군민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고 지역 주민 화합을 위해 열려 온 축제였다. 2004년 태풍문화제는 전환점을 맞게 된다. 횡성한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사명감을 안고, 제1회 횡성한우축제로 재탄생한 것이다. 그렇게 축제가 시작되고 추억을 쌓아온 지 어느덧 19년, 제19회 횡성한우축제가 개막을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올해 축제 기간은 6일부터 10일까지로, 횡성 시가지에는 거리마다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축제가 머지않았음을 실감하게 된다.

스무 살, 성년을 한 살 앞둔 제19회 횡성한우축제의 포부는 남다르다. 올해 축제 주제는 ‘횡성의 인심! 한우의 자부심!’이다. 군민과 함께 성장해 지역의 긍지가 돼 준 명품 횡성한우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줄 요량으로, 횡성문화관광재단 출범과 함께 최초로 총감독을 선임해 축제를 기획했다.

대표적인 변화로는 고기와 먹거리 소비에 대한 비중이 컸던 기존의 틀을 벗어던지고 횡성한우를 매개로 한 지역의 문화성, 생활성을 담아내는 데 역점을 뒀다. 주제관은 기존 대형 천막 형태를 탈피해 걸어서 이동하며 횡성한우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스트리트 에코뮤지엄 콘셉트로 펼쳐지며, 15마리의 모형 횡성한우가 지역 미술작가들에 의해 주제 작품으로 탄생, 축제 랜드마크로 조성된다. 축제장은 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문화체육로까지 확대돼 도심형 네트워크 축제로 선보이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한우축제와 연계한 횡성전통시장 손님맞이 행사도 7, 8일 개최될 예정이다.

전국 최대 규모 구이터에는 기존과 달리 무대가 설치돼 이벤트와 공연을 선보인다. 횡성한우를 새로운 방식으로 맛볼 수 있도록 이색 공간을 마련한 것으로, 횡성한우 스트리트푸드와 횡성한우 오마카세 코스요리를 즐기는 미식파티가 펼쳐져 축제장을 찾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번 축제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웰니스다. 웰니스파티 등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축제를 만들어 심신의 행복, 건강, 힐링을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9개 읍·면별 상징성을 나타낼 수 있는 테마 공간을 조성, 군민 화합을 이끌어 내는 공간으로 탄생시켜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제19회 횡성한우축제가 시험대에 섰다. 모두가 즐거운 문화 축제, 군민 화합 축제, 글로벌 축제로의 도약을 향한 진짜 도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러한 새로운 도전, 더 이상의 망설임 없이 그간 축제가 걸어온 발자취를 따라 다시 우직하게 걸어 나가려 한다. 그 길 위에서 횡성한우축제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고 명품축제의 이정표 역시 새롭게 세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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