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추석 강원특별자치도 내 유통업계에서는 과일 선물세트보다 한우 선물세트의 인기가 더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과값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치솟는 등 과일 가격이 급등하자 소비자들이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정육제품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춘천의 향토마트인 MS마트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진행 중인 명절 선물세트 예약판매에서 한우, 한돈을 비롯한 정육세트 매출은 지난해 대비 18% 상승했다. 이는 과일세트 매출 신장률(8%)을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또 다른 지역 향토마트인 벨몽드도 비슷한 상황이다. 과일류 매출은 30% 하락한 반면 고가의 한우제품 매출은 지난해보다 소폭 늘며 전체 선물세트 매출을 견인했다.
대형마트에서도 한우 선물세트는 인기 제품이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용 냉장 한우 세트 매출은 전년 대비 16% 올랐다. 전체 정육 세트 매출도 11% 늘었다.
이는 과일 가격과 정육 가격 간 격차가 좁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황 부진으로 과일 가격은 급등한 반면 소고기 가격은 하락하자, 소비자들이 정육세트 구매에 더 쉽게 지갑을 열고 있다는 설명이다.
벨몽드 관계자는 "지난해 3만원대이던 사과 선물세트가 6~7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며 "소고기와 비교해도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 과일을 사러온 소비자들이 한우세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aT농산물유통정보와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25일 기준 도내 평균 한우 등심(100g) 가격은 1만1,693원으로 1년 전(1만2,296원)보다 4.9% 낮았다. 같은 기간 한우 양지(100g)는 6,544원에서 5,378원으로 17.8% 가격이 떨어졌다. 반대로 사과(홍로, 10개)는 3만5,970원을 기록, 전년 동기(1만7,900원)대비 2배 비싸졌다.
한편 정부는 성수품 공급 확대를 통해 추석 성수기 물가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사과, 배 등 농축산물 14개 품목, 14만5,000톤을 시장에 공급했고 해양수산부는 명태, 참조기 등 수산물을 4,859톤 공급했다. 이와 별개로 농식품부는 410억원의 예산을 투입, 지난달 31일부터 농축산물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박수진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올해는 사과, 배 수급이 불안해 대체 선물세트의 수요를 늘리거나 다른 과일류를 선물세트로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유통업체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