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0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200일 앞둔 지난 23일.
강원기자협회 체육대회가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공무원 교육원 운동장에는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을'선거구에 출마하는 현역의원 및 입지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추석을 앞두고 지역 내 행사 일정을 순회하던 그들은 강원권 기자들이 한 곳에 모이는 이날 체육대회에 참석해 언론사별 부스를 돌면서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데 분주했다.
'갑' 지역구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허영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노용호(비례·춘천갑당협위원장), 강대규 변호사, 박영춘 전 SK그룹(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이 참석했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박영춘 전 부사장은 이날 처음 만난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에게 "정치신인이니 천천히 한 수 가르쳐 달라"고 말하면서 말문을 트기도 했다. 박 전 부사장과 강대규 변호사도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다. 입지자들은 현재 국회 정치상황과 지역 내 세 확장,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미묘한 경쟁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국민의힘 춘천갑의 경우 노용호 의원과 강대규·김혜란 변호사, 박영춘 전 부사장 등 4명이 뛰며 경선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에 신경전이 상당하다.
'을' 지역구 주자들도 오전 일찍 등장했다. 4선을 노리고 있는 국민의힘 한기호(춘천-철원-화천-양구 을)국회의원과 그에 도전장을 낸 허인구 전 G1사장이 참석했다. 한기호 의원이 먼저 앉아있던 곳에 허 전 사장이 뒤늦게 도착했고, 한 의원이 화천지역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자리를 뜨면서 서로 인사만 나눴다.
이날 국민의힘 현역의원을 비롯해 정치신인 등 내년 총선을 겨냥한 입지자들이 대거 참석하자 일부 지방의원들은 난처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한 국민의힘 지방의원은 "입지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누구의 편을 드는 것도 없는데 괜한 오해를 받기도 하고 눈치가 보일 수 밖에 없다"며 "당의 공천 작업이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