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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쌀 수매가 3년만에 2,000원대 이하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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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농협 청년부 회원들은 지난 19일 철원농협이 결정한 쌀 수매가에 반발, 21일 오전 철원농협 미곡처리장을 항의 방문했다.

강원지역 최대 쌀 생산지역인 철원군의 쌀 수매가격이 3년만에 2,000원대 이하로 책정했다. 조합측은 누적적자 심화에 따른 결정이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쌀 생산농가들은 영농비 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통보라고 반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철원지역 쌀 수매가는 강원특별자치도는 물론 전국 쌀 수매가의 잣대로 활용돼 올해 쌀값 하락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철원농협은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 직후 올해 쌀 수매가를 지난해 1㎏ 당 2,040원보다 190원 낮은 1,850원으로 결정했다. 철원지역 쌀 수매가가 2,000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20년 이후 3년 만이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농협 내부는 물론 지역 쌀 생산농가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수매가 인하에 반대했던 이사들은 조합측이 직권으로 수매가를 인하한 것에 항의하고 있고, 6명의 이사 중 3명이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철원농협 내부 조직인 청년부 역시 21일 오전 철원농협 미곡처리장을 찾아 조합측의 수매가 인하 결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유지현 청년부 회장은 "농자재 비용이 지난해보다 15% 이상 급등한 상황에서 쌀 수매가격을 낮추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농협의 이번 결정을 받아 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철원농협은 쌀 소비 위축 등으로 2022년 기준 40억원 이상 적자를 본 만큼 올해 쌀 수매가를 낮춰 경영 정상화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쌀 수매가를 낮게 책정한 것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조합원들을 설득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송·김화·동철원농협 등 나머지 지역 농협도 조만간 쌀 수매가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올해 철원지역 쌀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7만여톤으로 이 중 지역 내 4개 농협이 5만5,000여톤을 수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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