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일부 대학생들이 축제 기간에도 도서관을 찾아 학점과 스펙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한쪽에선 축제를 즐기는 인파로 불야성을 이룬 반면 다른 한 곳에서는 책을 놓지 못하는 학생들이 밤을 밝혔다.
지난 18일 오후 8시 강원대. 캠퍼스 전역에 설치된 각종 부스와 대형 야외 주점에 몰린 수천 명의 학생과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축제장을 지나쳐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중앙도서관에서 만난 이모(여·20·환경융합학부)씨는 “취업에 필요한 학점 관리와 면접 PPT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며 “도서관까지 클럽 음악과 아이돌 노래가 울려 집중하기 어렵지만 면접이 얼마 남지 않아 귀마개를 끼고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도서관 1층에 위치한 50여개의 좌석은 만석에 가까웠다.
취업을 앞둔 고학번들은 축제는 물론 각종 소규모 행사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래도서관을 찾은 김모(27·경영학전공)씨는 “재수를 해 남들보다 입학과 취업이 1년 늦어진 만큼 축제, 과 행사, 체육대회 모두 참가를 포기했다”며 “놀고 싶을 때마다 공부를 놓으면 취업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취업에 성공해 부모님께 떳떳한 아들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의 ‘2021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에 따르면 강원특별자치도내 대학(대학원 포함) 졸업생 취업률은 66.6%로 10명 중 3명이 미취업 상태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중 부산(62.9%), 제주(64.5%), 전북·대구(65.8%) 등에 이어 여덟 번째로 낮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