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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단식 결기는 충분히 보였고, 길게 싸워 나가야"…이재명 "잘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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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 이 대표 입원 녹색병원 찾아 20여 분간 문병하고 단식 중단 권유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속보=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병원에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 20여 분간 이 대표를 문병했다.

민주당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서영교 최고위원, 박홍근 전 원내대표, 윤건영 의원 등의 안내를 받아 병실로 이동한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손을 잡고 머리를 쓸어 넘기며 위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며 단식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내가 열흘 단식할 때 힘들었는데, 20일이니 얼마나 힘들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단식의 결기는 충분히 보였고, 길게 싸워 나가야 한다"며 "국면이 달라지기도 했으니 빨리 기운을 차려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고, 많은 사람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란다는 걸 늘 생각하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천 실장과 병원장에게 이 대표의 상태를 물으며 "이럴 때일수록 주변에서 단식을 그만두게 해야 된다"라고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잘 알겠습니다"라고만 대답하고 단식을 중단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이 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달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무능폭력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히고 곧장 단식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이달 13일 본청 내 당 대표실로 단식 현장을 옮긴 뒤부터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졌다.

당내 인사들은 물론 시민사회 원로 등이 잇달아 찾아 단식을 만류했으나, 이 대표는 곡기를 끊은 채 단식을 지속해 왔다.

이 대표는 단식 19일째인 전날 혈당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몸 상태가 악화해 국회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옮겨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세상이 망가지는 것 같고,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같아 단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런 걸음까지 하시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명분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문 전 대통령의 방문이 단식의 '출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의 단식 이틀째인 지난 1일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럽다. 건강을 잘 챙기라"고 격려했다.

지난 14일에는 자신의 집권 기간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의원을 통해서도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의 서울 방문은 지난해 5월 퇴임 이후 처음이다.

문 전 대통령은 문병을 마친 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리는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국회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보냈다.

국회법상 국회의원 체포동의안과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은 각각 국회 제출 뒤 첫 본회의에 보고되며, '보고 이후 24시간 이후, 72시간' 내에 무기명 표결에 부쳐져야 한다.

오는 20일과 21일 연이어 본회의가 예정된 만큼 두 안건 모두 표결 시점이 21일로 사실상 확정됐다.

제1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과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표결이 같은 날 이뤄지는 유례 없는 상황에 여야 모두 치열한 수 싸움에 들어갔다.

두 안건 모두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난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떠나고 있다. 2023.9.19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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