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드디어 첫 승에 성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조규성(미트윌란)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6경기 만에 첫 승(3무 2패)이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8일 웨일스전에 이어 이번 경기에서도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규성과 손흥민(토트넘)이 투톱을 형성했는데 손흥민은 사실상 ‘프리롤’이었다. 홍현석(헨트) 대신 황희찬(울버햄튼)이 선발로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웨일스전 선발 라인업과 동일했다.
하지만 경기력은 달랐다. 웨일스전에서 슈팅 4개에 그쳤던 한국은 이날 유효슈팅만 9개를 기록했을 정도로 공격이 잘 이뤄졌다. 득점은 전반 32분 터졌다. 황인범의 침투패스를 상대 수비가 걷어내려 한 공이 박스 안에 있던 조규성 쪽으로 높게 떴다. 조규성은 이 공을 헤더로 마무리하며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첫 골을 넣었다.
이후에도 한국은 많은 기회를 잡았지만 추가 득점을 터트리지는 못했다. 전반 36분 박스 안에서 손흥민이 상대 수비의 태클에 넘어졌음에도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골 결정력 부족이 눈에 띄었던 경기였다. 게다가 사우디는 이날 경기 전까지 최근 A매치 5연패를 당하는 동안 매 경기 2∼3골을 실점하면서 수비 불안을 노출했던 팀이었기에 1대0은 만족할 수 있는 스코어가 아니다.
9월 2연전을 무실점으로 끝내긴 했지만 수비 불안도 노출했다. 위기를 겪지 않는 경기는 없겠지만 이번 2연전에서 1대1 찬스를 몇 차례 허용했다. 상대의 지공 상황에서 수비 라인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였지만 선발로 나선 ‘EPL 춘천 듀오’ 손흥민과 황희찬의 활약은 빛났다. 프리롤을 맡은 손흥민은 득점보다는 찬스 메이킹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키패스를 무려 7차례나 기록하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오현규(셀틱)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황희찬은 전반과 후반 각 1차례씩 득점에 가까운 위협적인 유효슈팅을 기록하며 물 오른 감각을 과시했다. 그는 후반 23분 문선민(전북현대)과 교체됐다.
우여곡절 끝에 첫 승을 신고한 클린스만호는 다음 달 홈에서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북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 동남아 최강팀 베트남과 연이어 맞붙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