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으로 63개국, 1만여 명의 세계인이 모여든다. 바로 오는 18일부터 1주일 동안 강원·춘천세계태권도문화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필자는 올 5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를 다녀온 후 세계 속에서 높아진 태권도의 위상을 논한 바 있다. 1만여명이 넘는 세계인이 태권도라는 공통 분모로 모였다는 것은 지금 봐도 아주 놀랄 만한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한 도시의 위상과 지역경제에 어떤 보탬이 되는지는 바쿠의 경험이 증명하고 있다.
강원·춘천세계태권도문화축제는 WT 본부 유치 우선협상대상자인 춘천이 진정한 태권도 중심도시로 각인될 최고의 무대다. 강원·춘천세계태권도문화축제에는 올 2월 WT 임시 집행위원회에서 승인받은 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 시범경기경연대회, 비치선수권대회와 함께 장애인태권도오픈챌린지가 동시에 개최된다. 4개 종목의 세계대회를 동시에 개최하는 것은 태권도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다. 그중 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과 장애인오픈챌린지는 춘천에서 펼쳐지는 최초의 G4 등급의 대회다. 특히 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은 WT가 구상하는 미래 태권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평면이 아닌 팔각형의 구조물에서 펼쳐지는 이 종목은 선수들의 화려한 공격과 IT 기술의 접목으로 흡사 격투 게임을 연상시킨다. 높은 점수와 승부를 한 번에 뒤집을 일격이 가능하게 돼 구조물을 이용한 화려한 킥과 테크니컬한 장면이 많이 연출된다. 선수들이 적극적인 경기를 하게 되면서 관객들의 만족도 역시 매우 높다.
장애인오픈챌린지는 2024파리패럴림픽 대비와 우수 장애 선수 발굴을 위해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대회다. 통상적인 아시아 대륙별 세계장애인태권도대회가 G2 등급인 것에 비해 이번 대회는 G4 등급으로 열린다. 2024파리패럴림픽을 목전에 둔 시점이므로 세계 최정상급의 선수가 참가할 것이 유력하다. 태권도 국제대회 등급은 G1, G2, G3, G4, G5, G7, G10으로 나뉜다. 숫자가 클수록 배점이 높은 대회이며, 각종 오픈대회는 G2, WT투어 등이 G4, 아시안게임은 G5 그리고 세계선수권이 G7, 올림픽이 G10에 해당한다. 현재 경기장, 부대시설 등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중 옥타곤다이아몬드게임 경기장은 최초로 물 위에 조성됐다. 화려한 태권도 기술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함께 어우러져 환상적인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중요한 안전 분야에 관한 대책도 잊지 않았다. 모든 경기는 기온이 가장 높은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휴게 시간이 적용된다. 휴게시간 외에도 33도 이상의 폭염 시에는 모든 경기가 실내에서 진행된다. 심판, 선수, 자원봉사자, 관람객을 위한 무더위 대피소 13개소와 긴급한 상황에 대비한 응급의료센터도 마련했다.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강원·춘천세계태권도문화축제에서 WT 임시 집행위원회가 열린다는 점이다. 이 임시 집행위원회에서 WT 본부 춘천 유치에 대한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 유력하다. 그동안에 보여 준 춘천시의 진심과 시민의 염원이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춘천시민의 태권도 사랑이 큰 힘이 됐다. 강원·춘천세계태권도문화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WT본부 유치까지 이뤄지도록 시민과 지역사회가 끝까지 마음 을 모아주시길 부탁 드린다. 명실상부한 태권도 중심도시에 걸맞은 춘천의 아름다움과 품격을 함께 만들어 가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