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호(동해예총 회장) 사진가가 ‘백색의 신성한 호수’ 차간호(查干湖)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차간호 사진전을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춘천미술관 1, 2 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차간호는 중국 지린성에 위치한 호수로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 속에서 진행되는 2,000년 전통 방식의 고기잡이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삶의 햇빛이 비치는 곳으로…’를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에서 김작가는 지난 4년 동안 포착한 차간호 사람들의 처절한 삶의 현장, 그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담아냈다.
중국의 에스키모라고 불리는 차간호 어부들의 고기잡이는 광활한 차간호의 아름다운 풍광이 주는 낭만과는 거리가 있다. 동상의 흔적이 역력한 얼굴을 한 어부들은 날마다 살을 에는 추위와 사투를 벌이며 말을 몰아 얼어붙은 호수 한가운데로 향한다.

이들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어렵(漁獵) 방식 그대로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사람과 말의 힘만으로 얼음을 깨고 그물을 펼쳐 고기를 끌어올린다. 그 사이 어부들의 옷 위로 고드름이 켜켜이 쌓여가고, 말들은 가뿐 숨을 몰아쉰다.
기꺼이 고통을 감내해 내는 차간호 어부들의 모습 속에서 김작가는 진정한 삶의 의미와 희망의 메시지를 포착해 냈다. 호수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오직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고귀한 아름다움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어부들의 초상부터 이들이 작업하는 모습, 말들이 얼음 평야를 힘차게 내달리는 장면 등이 김작가만의 앵글에 담겨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김작가는 “차간호는 매서운 한풍 속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부들의 치열하 삶의 현장”이라며 “온몸이 동상으로 만신창이가 되는 아픔 속에서도 새벽의 어둠을 헤치고 호수 한가운데 말을 모는 그들의 모습은 숙명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