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산맥 서쪽인 영서지역에서는 폭염이 이어지고 고성과 양양 등 영동지역에는 시간당 최대 90.5㎜의 물폭탄이 쏟아지는 ‘도깨비 날씨’로 인해 영동지역에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관련기사 13면
전문가들은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해상에 풍부해진 수증기를 동풍이 품고 들어와 태백산맥과 부딪히면서 영동지역에 많은 비가 집중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면 영서지역은 폭염이 이어지는 등 날씨가 극단으로 치닫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6일 밤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고성 간성 306㎜, 양양 오색 194㎜, 속초 122.3㎜, 북강릉 93.7㎜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300㎜가 넘는 비가 집중된 고성에서 주택 22동이 침수되고 담장이 무너지는 등 26건의 피해와 도로 침수(24곳), 산사태(2곳) 등이 발생했다. 또 하천이 불어나며 3세대 4명이 임시대피 했으며 죽왕면 삼포리와 현내면 초도리 일원의 해안도로 2곳과 통로 암거박스 4곳 등도 통제됐다.
명파리 일원에서는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곳의 수문에 부유물이 쌓여 하천물이 넘쳐 일대 농경지 9,900㎡ 가량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번 집중호우는 태풍 ‘카눈’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 대기 중 수증기량이 급격히 증가하며 발생했다. 기상청은 동해북부해상의 찬 북동풍과 동해남부해상의 덥고 습한 남동류가 영동지역에 유입되면서 대기 상층의 찬 공기와 만나 대기 불안정이 강화, 강원영동중북부 지역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집중됐다고 보고 있다.
영동지역에는 8일에도 최대 200㎜이상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8일 이 지역 예상 강수량은 30~80㎜로 곳에 따라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서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져 적은 비에도 토사 유출, 산사태 및 낙석, 축대 붕괴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