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월요칼럼] 자연을 품은 기술자치도 강원도

문규 한림대 명예교수

돈 이야기를 해보자. 돈 이야기 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을까?

필자가 느끼기론 어렸을 때는 그나마 ‘사는 데 돈 보다 더 중요한 게 많다’라는 말을 제법 들을 수 있었지만, 요즘에, 그런 고리타분한 말을 함부로 했다간 ‘라떼는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도민의 열망, 강원자치도가 시작되었다. 강원자치도의 돈 사정은 어떨까? 강원자치도는 과연 몇평 아파트쯤에 사는 것으로 볼 수 있는가? 일견 유치하게 들릴지 모르는 이 엉뚱한 질문에, 답을 찾아보자면, 당연히 강원자치도, 신강원시대의 먹거리 이야기가 따라 나와야한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서 강원자치도는 마음대로 친구들을 사귈 형편이 안된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자체별 재정자립·자주도의 정도, 주머니 사정 이야기를 그대로 인용해보자. “강원자치도의 재정자립도가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정자주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는 지자체의 재정 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7개, 특성화대학 8개, 소부장 특화단지 5곳 등 전체규모 수백조 또는 수천억 단위의 거의 모든 국가지원과제에서 강원자치도는 오랜 필사의 준비와 노력에도 불구, 이름을 한군데도 올리지 못했다.

우리집이 평수는 넓지만 아직 자기들하고 어울려 놀기에는 뭔가 조금 부족하다고 보는 모양이다. 우리는 절대로 그런 생각을 안 해왔지만 적어도 주변 다른 친구들이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이거나, 아니면 우리가 변해야 하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특별자치도의 출범과 함께 강원자치도는 먹거리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좀 더 정확하게 강원자치도는 강원자치도만의 특성화된 먹거리시장과 산업클러스터를 만들어 내야한다. 단순한 구호에 그칠게 아니라 시장과 클러스터 안에서 동작되는 활동과 기술개발 내용이 정성적일 뿐만 아니라 정량적으로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자치행정을 실시한 제주도의 경우, 재정자주도는 2003년 80.5%에서 2022년 70.5%로 10%p나 급락했다. 재정 규모는 커졌지만 자율성과 재량권은 오히려 추락했다는 의미다.

강원자치도는 이 제주도의 경우를 반면교사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꼼꼼하고 실행가능한 강원자치도만의 특별한 먹거리 기획안을 고민해 가야 한다. 그런 큰 그림 안에 원주를 중심으로 하는 반도체교육센터와 공유대학 프로그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수도권과 접해있으면서도, 전국 최고의 자연환경과 청정자원을 갖고 있는 강원자치도의 장점을 살펴 친환경적, 생명친화 반도체 및 시스템 산업인력을 양성하고 차별화된 기술기반을 구축해나가는 작업은 우리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

모든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뛰어들고 있는 첨단기술분야에 뛰어들어 같이 경쟁할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환경을 이용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한다면, 오래지 않아 그 친구들이 우리에게 친구하자고 줄을 서서 연락이 올 것이다. 자연을 품은 기술을 모두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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