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애진 작가는 다음달 7일까지 원주 한지테마파크 2기획전시실에서 원주에서 살며 상실과 우울 등을 겪고 있을 이들을 위해 ‘표류’를 주제로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물 위에서 정처 없이 흘러간다는 표류의 뜻을 빌려와 바다의 물결과 심해의 물고기들, 떼지어 흘러가는 물고기, 뿌리내림 없이 떠다니는 부상 수초들의 이미지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연출했다. 무엇 하나 바뀌는 건 없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탓에 무서움을 느낄 때가 많다. 결국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만 같은 기분에 세상과의 단절을 택하고, 혼자만의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외로워도, 슬퍼도 묵묵히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경계 안에서 천천히 고립되기를 원한다. 그저 조용히 물 위에 둥둥 떠다니다가 이내 가라앉기를 바라며, 그렇게 ‘나’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연못 안에 산다. 낯선 이곳에서 표류하고 있는 이들의 연못에 안 작가는 작은 돌멩이 하나를 툭 던지며, 고립된 이들에게 자꾸만 손을 뻗는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을 지나칠 수 없는 그의 따스한 마음이 사람들의 가슴에 은은하게 퍼진다.
특히 전시장 한 편에는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 ‘나는 부상수초’의 도안과 제작도구를 전시장에 비치 해 관객들이 자율적으로 자신만의 부상수초를 그려볼 수 있도록 했다. 이후, 자신이 만든 작품을 직접 수조 위에 띄워 고민과 함께 흘려 보낸다. 안애진 작가는 “고향을 떠나 원주에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유의미한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