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들의 무대로만 여겨지던 사회인 야구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여대생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강원대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인 김나리(4년)씨. 그는 올해부터 강원대 체육교육과와 스포츠과학과 학생들이 연합해 만든 KNU 곰두리스 소속으로 춘천의 사회인 야구리그인 호반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춘천시야구협회에 따르면 총 67개 팀이 출전하는 호반리그에 여자 선수를 보유한 팀은 네 팀이 있지만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여자 선수는 김씨가 유일하다.
초반에는 여자 선수가 뛴다는 것 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어느덧 개막 4개월이 지난 현재는 남자 못지 않은 실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27일 현재까지 김씨의 성적은 6경기 출전 10타수 2안타. 타율이 0.200 밖에 안되지만 장타(2루타)를 기록한 적도 있고, 6경기에서 4타점이나 쓸어담으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야수로도 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주로 우익수를 담당하지만 2루수도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이다. 남자 동호인들에게도 쉽지 않은 것이 내야 수비이지만 김씨는 이마저도 잘 소화하고 있다. 춘천시야구협회 관계자는 “경기에 출전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웬만한 남자 선수들하고 견줘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그의 실력은 티볼로 다져놓은 기본기에서 나온다. 어릴 적 아버지와 캐치볼을 즐기며 야구에 흥미를 느끼게 된 그는 중학생 때 친구들과 직접 티볼 팀을 만들어 대회까지 참가했다. 김씨는 “티볼 경기에서 유격수를 맡았던 경험이 있어서 외야보다 내야가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저 야구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고 있다. 김나리씨는 “계속해서 호반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꿈”이라며 “규정 때문에 남자들과 같은 무게의 배트를 사용하는데 이 부분만 개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