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정유정, 시신 담을 캐리어 들고 마치 여행가는 들뜬 모습…사이코패스 지수 연쇄살인범 강호순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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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신고한 택시기사 트라우마 호소…경찰표창 행사 안 해

◇정유정이 빈 캐리어를 끌고 자신의 집을 나서는 장면[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속보=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해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정유정(23세)의 범행이 드러나면서 사이코패스 성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정유정의 고교 동창이라는 A씨는 "그때도 사람들과 정말 못 어울렸었고 이상했었다"며 "솔직히 느리고 말 없고 멍하고 사회성 떨어진다고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커튼 뒤에 항상 가 있고, 간식 먹을 때도 커튼 뒤에서 먹었다"는 고교 동창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동창 B씨는 "진짜 말 없고 혼자 다니고 반에서 존재감 없는 애"라며 "그 당시에 친구가 없었다. 인사해도 인사 자체를 받아주지 않는 친구였고, 얘기를 잘 안 하고 대답도 잘 안 했다"고 말했다.

정유정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지만 '왕따'는 아니었다고 한다.

고교 졸업 이후에도 이런 반사회적 성향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직업을 가진 적이 없고,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데다 졸업 후에도 연락하는 친구가 거의 없었다.

동창들이 어울리는 SNS에서도 정유정은 없었다.

경찰이 압수한 정유정의 휴대전화에는 친구 연락처가 거의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지난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사진=연합뉴스]

"살인해보고 싶었다"며 살인을 실행에 옮긴 정유정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성향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서 조사한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지수는 연쇄살인범 강호순(27점)보다 높은 28점대였다.

사이코패스는 사회 규범에 공감하지 못하는데 자신의 이득에 따라 타인의 권리를 쉽게 무시하고 침범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불린다.

특정 상황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두려움, 죄책감, 슬픔, 분노 등을 잘 못 느낀다.

실제로 정유정이 피해자 시신을 담을 캐리어를 들고 보행로를 걷는 모습을 보면 마치 여행가는 들뜬 사람처럼 걸었다.

또 그동안 유치장에 있으면서도 밥을 잘 먹고, 잠도 잘 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송치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는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대답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부산지검은 지난 2일 사건을 송치받은 이후 강력범죄전담부(송영인 부장검사) 소속 3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정유정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구속 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할 계획이다.

◇지난 1일 부산경찰청이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공개한 정유정(23세)의 사진. 정유정은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정유정 검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택시 기사가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정유정 검거에 기여한 택시 기사 C씨에 대한 표창장 전달식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C씨가 이번 일 이후 트라우마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C씨는 정유정이 지난달 26일 오후 피해자 살해 이후 시신이 담긴 캐리어를 들고 낙동강변으로 유기하러 갔을 때 탔던 택시의 기사다.

그는 정유정의 캐리어를 택시에서 꺼내 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심야에 여성 혼자 캐리어를 들고 숲속으로 가는 데다 본인 손에 혈흔이 묻은 것을 수상하게 여겨 즉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C씨의 결정적인 신고 덕에 경찰은 정유정을 긴급체포했고, 수사력을 모아 범행 전반을 밝혀낼 수 있었다.

게다가 정유정이 범행 석 달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점 등이 확인되면서 C씨의 신고가 없었다면 연쇄살인이 벌어졌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택시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손님을 접하지만, 이런 경우는 그 충격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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