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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여성 선수 나화린씨, 강원도민체전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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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성전환 사이클 선수 나화린(37)씨가 강원 철원군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나씨는 이달 3일부터 양양에서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전 사이클 경기 3종목 여성 부문에 출전한다. 그는 지난해 성전환 수술을 받고 공식적으로 여성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제58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 사상 최초로 성전환 선수가 출전할 예정이다.

주인공은 철원군 대표로 사이클 종목에 출전하는 나화린(37)씨. 그는 이번 대회 사이클 여자일반부 경륜, 스크래치, 개인도로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가 성전환 수술을 받은 지는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일생 대부분을 남자로 살아온 만큼 현재 키 180㎝, 몸무게 72㎏, 골격근량 32.7㎏의 건장한 신체 조건을 자랑한다.

수술을 통해 지난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2로 바뀐 나씨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되면 국내 최초로 도민체전에 참가한 성전환 선수가 된다. 예전부터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2012년 열린 제47회 강원도민체육대회에서 사이클 남자 일반1부 4관왕을 달성할 정도로 실력자다.

남자 종목에서도 수상했던 만큼 그의 출전이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현재 도체육회나 도자전거연맹 등에는 그의 출전을 반대하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대회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여성부 출전에 성별 외에는 아무 제약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대회 출전 목적에 대해 “논란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나씨는 “남녀로 딱 잘라 정해진 출전 부문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이 같은 메시지가 묻히면 의미가 없다. 논란이 돼야 내 메시지가 널리 퍼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체전에도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회에서 사이클은 전국체전에 나설 도대표 선발전으로 치러지는데 사이클 여자일반부는 선수층이 얇아 나씨가 도대표로 선발될 가능성이 크다. 나화린씨는 “전국체전도 나갈 수 있다면 출전할 것”이라며 “인생을 걸고 출전한 대회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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