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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도·감청은 주권 침해이자 스파이 행위, 그런데도 미국 눈치만 봐"…대통령실 작심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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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전 국회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언주 전 국회의원은 10일 미국 정보 당국의 한국 정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도·감청 의혹과 관련, "국가안보실 도·감청은 주권 침해 행위이자 스파이 행위"라며 "미국 눈치 보지 말고 짚을 건 짚고, 보안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제 아무리 동맹국인 미국 아니라 미국 할아버지라도 그냥 넘어갈 순 없는 일 아닌가"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실은 '미국과 협의를 잘 하겠다'며 미국 눈치나 본다"면서 "어느 나라 대통령실인지 어이가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지난 한일정상회담 때도 그랬지만 대한민국은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개인의 나라가 아니다"라면서 "멋대로 영토 주권이나 보안 주권을 포기할 권한은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또 다른 문제는 도·감청장치가 언제 설치되었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허술한 보안이면 미국 외 러시아,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나 북한은 도·감청 하지 않았겠느냐"고 우려했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그는 "만일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급히 이전하느라 이런 문제가 발생한 거라면 도·감청 등 보안이 뚫린 게 더 있을 거고, 국방부나 합참 등도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매우 심각하다"면서 "애초에 그렇게 급하게 이전할 때부터 그런 경고가 있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지금 미국 눈치를 보며 협의 운운할 때가 아니다"면서 "주권국으로서 주권자인 국민을 대표해 짚을 건 짚고, 대통령실을 포함 주요 국가기관의 도·감청 등 보안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대통령실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정보·안보 참사에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법치 외교 어디 갔나'라는 제하의 글을 올려 "보안이 잘 된 청와대 지하 벙커를 버리고, 성급하게 무리해 용산으로 이전할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정보 참사요. 안보 참사"라고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그런데도 정부는 국빈 방문을 앞두고 터진 사태에 무덤덤하다. 심지어 빙그레 웃으며 미국 눈치만 본다"고 직격했다.

이어 "비슷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 독일과 프랑스는 강력 항의했고, 브라질은 국빈 방문을 취소했으며, 멕시코는 세계 유력 언론을 통해 규탄했다"면서 "어느 나라도 우리처럼 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블랙핑크 만찬 논란으로 정상회의 외교 주제는 실종되고, 외교 안보 라인만 무너졌다"면서 "윤 정부에 외교는 없고 '외교 이벤트'만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후쿠시마 오염수 못 마시겠다는 국민들을 '반일세력'으로 몰더니 이번 사태에 비판적인 국민들을 '반미세력'으로 몰아부칠텐가"라고 반문한 뒤 미국에 강력 항의하고 진상 규명 요구, 주한 미국 대사를 초치할 것을 주장했다.

◇지난 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 7일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뿐 아니라 중동과 중국 문제, 북한 핵 관련 진행상황을 담은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이 SNS에 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들에는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들을 도·감청해온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유출된 문건에는 한국의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인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 외교안보라인 관계자들이 미국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한 대화도 그대로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보름여 앞두고 터진 도·감청 의혹으로 국내 여론이 악화될 경우, 한미 동맹 70주년이자 12년 만의 국빈 방문이라는 의미가 퇴색할 우려가 존재한다.

대통령실은 일단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통해 진상을 파악하겠다"면서 차분한 대응 기조를 통한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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