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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혹독한 겨울이 지나간 자리…“그래, 봄은 춘천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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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환 작가, 26일까지 춘천 갤러리 공간제로
‘춘천겨울 풍경에서 넉넉함을 읽다’ 사진전

이수환 作

주변 공기는 한순간에 차가워지다 못해 얼어붙는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시작 앞에서도 이곳은 겨울 냄새가 가득하다. 냄새의 농도는 서늘하지만 푸근한 겨울의 우리를 추억하기 적당하다. 뚜벅뚜벅, 눈으로 뒤덮인 길을 걷는다. 선명했던 발자국은 다시 길을 잃는다. 종착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듯 눈은 발자국을 지우길 반복할 뿐이다.

이수환 사진가는 오는 26일까지 춘천 갤러리 공간제로에서 ‘춘천 겨울 풍경에서 넉넉함을 읽다’를 주제로 춘천의 겨울 모습을 25점에 작품으로 선보인다. 봄을 맞아 돌아보는 겨울의 풍경, 끝이 보이지 않는 겨울의 길을 걸어야만 봄이 옴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차갑지만 봄을 몰고 오는 겨울답게 따스함도 담겨있다. 눈발이 날리는 리듬감 속에서 눈이 내려앉은 강가나 풍경이 주는 안온함, 춘천의 경관만이 보여주는 서정성이 마음의 안식을 준다.

허공을 떠돌며 날리는 눈은 계절의 흐름 앞에서 하얗고, 부드러운 꽃으로 바뀐다. 눈에서 벚꽃으로, 벚꽃에서 푸릇한 잎으로, 그리곤 시들었다가 다시 눈이 된다. 어쩌면 뻔한 사계절의 흐름 속에서도 이 작가는 그 찰나를 놓치지 않았다.

그의 작품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맞이하게 된 사람들을 향한 깊은 애정이 담겨있다. 드디어 매서운 추위가 가고 그토록 바라던 봄이 왔다. 유난히도 힘겨웠던 시절이 가고 우리는 주저앉은 몸을 일으켜 봄 앞에 선다. 다소 쌀쌀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하다. 추운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는 자연스럽게 꽃이 핌을 알기 때문이다.

이수환 작가는 “유안진 시인의 봄은 춘천에서 온다는 말을 했었다. 춘천의 겨울이 그만큼 혹독하다는 뜻”이라며 “혹독함 속에서 춘천만의 아름답고 따뜻한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 춘천만이 표현할 수 있는 모습들을 앞으로도 기록하고 싶”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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