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파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부는 1월은 바깥 활동 보다는 따스함을 느끼는 실내활동이 늘어나는 시기다. 겨울철은 국내여행 비수기로도 불린다. 하지만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찾아오는 철원은 역설적으로 한겨울의 매운 맛을 느끼기에 더욱 좋은 곳이다. 철원을 가로지르는 꽁꽁 얼어붙은 한탄강은 그 어느 관광지에서도 볼 수 없는 색다른 풍광을 연출한다. 철원군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한탄강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탄강 물윗길과 얼음트레킹을 운영한다. 수만년의 시간과 매서운 겨울 추위가 빚어낸 절경을 만나보자.


■한탄강 물윗길=태봉대교를 기점으로 순담까지 이어지는 8km 구간의 바위지대와 강물 위에 설치된 부교를 걷는 길이다. 한겨울 철원의 혹한에 한탄강이 꽁꽁 얼어붙으면 부교와 바위지대 뿐만 아니라 얼음 위를 걸을 수 있는 행운이 주어진다. 지난달 내린 꽤 많은 가을비로 한탄강 수위가 높아져 4일 현재는 태봉대교~은하수교 1km 구간만 개방됐다. 철원군은 일부 코스가 침수돼 탐방객 출입 시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들을 모두 정비한 뒤 물윗길 전 코스를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태봉대교~승일교 4km 구간을 개방하고 이후 한탄강이 얼어붙기 시작하는 연말께 태봉대교~순담 8km 전 구간을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


■태봉대교~은하수교 코스=약 1km 구간의 코스로 주로 부교를 이용해 이동한다. 태봉대교 위쪽 방면으로 직탕폭포가 자리해 이곳을 둘러보고 태봉대교를 통해 물윗길로 접어드는 것이 좋다. 검은색 현무암을 양 옆에 두고 걷다 보면 2020년 관광객들에게 선을 보인 은하수교를 만난다.



■은하수교~승일교 코스=약 3km 구간으로 한탄강변과 바위지대를 걸을 수 있다. 이길을 지나던 탐방객들이 만들어 놓은 크고 작은 돌탑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시간여를 부지런히 걷다 보면 승일교에 다다른다. 국가문화재 제26호인 승일교는 1948년 북한에서 공사를 시작했다. 6.25전쟁과 휴전 이후 철원이 우리 땅이 되자 1958년 우리 정부가 완성했다. 남과 북이 다른 시기에 만든 다리여서 교각 부분의 모양도 조금씩 다르다. 남북 분단의 현실을 알려주는 문화재다.


■승일교~순담 코스=3.5km 구간으로 부교와 바위, 한탄강 얼음지대 등을 번갈아 걸을 수 있다. 순담계곡에 다다를 수록 거대한 기암괴석과 강한 바람이 탐방객을 맞는다. 순담에 도착하면 잔도와 교량으로 연결된 '한탄강 주상절리길'의 시작점을 만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