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펜시아 입찰 과정에 대한 의혹을 수사 하고 있는 경찰이 최문순 전 도지사와 KH그룹의 최고위 임원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는 등 최고위층을 겨냥하며 향후 수사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펜시아 매각 과정=알펜시아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 숙박시설 확충 차원에서 추진되던 프로젝트다.
1조6,000억원이 투입돼 2009년 조성된 알펜시아리조트는 평창올림픽이 끝난 후 강원도개발공사와 강원도의 재정에 큰 부담이 됐다. 건설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만 1조189억원에 달하고 이로 인한 원금 및 이자를 갚는데만 10여년간 7,000억원 가까이 들어갔다. 강원도의 심각한 재정 출혈을 가져왔던 것이다.
수차례 매각과 불발이 추진됐던 알펜시아리조트는 최초 감정가가 1조원 가량 이었지만 2020년 공개 매각을 거치며 유찰 등으로 20%가 절감된 8,000억원대로 인하됐다. 그러다 지난 2021년 8월 우여곡절끝에, 7,115억원에 KH그룹 산하 특수목적법인인 KH강원개발에 낙찰됐다.
■입찰담합 논란=하지만 KH강원개발과 함께 매각에 참여했던 업체(KH리츠)도 KH그룹이 설립한 회사로 알려지면서 '입찰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강원도는 아직도 2개 업체가 KH그룹의 계열사가 맞는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또 KH그룹의 계열사 2곳이 입찰에 참여한 배경도 쟁점이다. 매각에 참여했던 업체 중 한 곳이 5차 입찰 공고 직후 KH그룹이 설립한 회사로 알려지면서 ‘사전 조율 가능성’과 단독 입찰에 따른 유찰을 막기 위한 편법, 그리고 사전에 낙찰 가격을 협의했는지 여부가 경찰의 수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사과정 “글쎄”=일각에서는 경찰이 최 전 지사와 함께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보고 입건한 KH그룹의 최고위 임원 A씨가 해외로 출국하고 없는 상태여서, 수사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강원도내 시민단체의 진정으로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번 알펜시아 입찰 담합 의혹 사건을 조사 중인 가운데 KH강원개발은 '리니언시(자진 신고자 감면)'를 요청한 것으로 지난 5월 알려졌다. 리니언시는 담합한 사업자가 이를 입증할 증거를 자진 제출하고, 과징금을 감면 받는 제도다. 그러나 공정위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남는 의문점=여기에 의문점도 제기된다. 알펜시아 입찰을 직접적으로 담당했던 기관은 강원개발공사임에도 불구하고, 개발공사 임직원에 대한 입건 여부에 대해서는 경찰이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상식적으로 보면 경찰 수사가 개발공사 책임자들이 1차 수사대상이 되고, 관리감독기관인 도청은 그 후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이를 뛰어넘어 최문순 전 지사를 직접 겨냥한 것이라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공정위의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직전 도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는 것은 경찰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전 지사를 겨냥했다는 것은 그동안의 수사 과정에서 입찰방해와 관련한 혐의점을 확인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그 부분도 아직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향후 경찰의 수사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