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은 때때로 어떤 감각보다 강력한 기억을 남긴다.
최근 강원도내 공연장 곳곳에 '향기'가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만져지거나 보이지 않는 향으로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려는 시도다.

12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지난 20일 막을 내린 2022춘천공연예술제에는 ‘뭇별의 환영’이라는 향이 공연장을 채웠다. 축제를 주최하는 (사)텐스푼이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해 향을 만드는 향수 제조사 타이거릴리와 함께 올해 처음 축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향을 만들고 관객과 공유한 것이다. 축제 기간 춘천인형극장, 축제극장 몸짓, 담작은 도서관 등에는 '살핌' 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무용, 음악, 어린이 공연 등이 펼졌다. 축제는 특히 보이지 않는 가치를 소중하게 들여다보자는 또 다른 ‘살핌’의 의미로 향을 제작했다.

이윤숙 축제감독은 “눈에 띄지 않아도 분명 존재하는 가치에 대해 주목하고 싶었다. 춘천공연예술제는 빠르게 변화하지도 눈에 띄지도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예술과 삶, 그것들을 만들어가는 인간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향기를 매개로 서로의 접점을 찾고 축제에 참여하는 모두와 공감각적으로 나누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20~21일 강릉 경포호수광장에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음악과 '향'을 결합한 콘서트 2022 뮤직 앤 센트 콘서트가 열렸다. 강원영상위원회의 '2022년 강원도 지역특화 콘텐츠개발 지원사업’ 선정과제로 강릉에서 활동하고 있는 센트오브사운드와 테이크원 뮤직이 주최·주관했다.
공연을 하는 아티스트마다 그들의 향기를 조향해 공연중 향수를 뿌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향사와 함께 원하는 향으로 '인센스 스틱 만들기'를 하거나 특정 음악에 영감을 받은 향을 맡으며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뮤직 앤 센트 라이브러리’ , 곳곳에서 모은 재료로 ‘시크릿 향수 가게’ 부스에서 자신이 원하는 향수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 등도 펼쳐졌다.

박소현 센트오브사운드 대표는 “향기의 ‘노트’는 음악의 노트에서 기인했다라는 하나의 문장애서 착안, 두 예술을 하나로 연결하는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됐다”며 “일상 공간에서도 그 공간의 감성을 담은 향을 배치하는 등 문화·예술과 결합된 ‘향기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센트컬쳐 사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