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1월 춘천의 차세대 면역항체 전문기업 (주)애드바이오텍이 코스닥에 상장했다. 춘천에서 창업한 바이오 기업 중 5번째이지만 강원도와 춘천시, (재)바이오산업진흥원 등이 진행한 ‘강원 바이오 스타기업 육성 지원사업'의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앞으로 이뤄질 춘천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의 모델이 된 (주)애드바이오텍의 향후 계획 등을 듣기 위해 지난 23일 정홍걸 대표를 만났다.
투자자 필요 위해 코스닥 상장 필수, 직원에 스톡옵션 보상도
스타기업 육성 지원사업 첫 모범 사례로 자리 잡았다 자부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인체용 항체 치료제 전문 기업 성장할 것
강원대·한림대 연구인력 확보 유리 불구 청년들 탈지방 한계
■늦었지만 코스닥 입성을 축하한다=“그동안 코스닥 상장을 위해 여러 가지 힘든 부분이 많았다. 결국 원하는 목표를 1차적으로 완성했다. 이루고 나니까 지금은 부담감과 책임감 등이 더 커졌다. 돌이켜 보면 거래소 승인이 있기까지는 조바심과 불안함 등이 있었다. 끝나고 나서 기쁨은 순간이지만 부담감과 책임감은 계속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피로의 연속이다.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코스닥 상장이 목표였던 이유는 무엇인가=“2019년 12월 코넥스 상장, 2022년 1월24일 코스닥 상장의 목적은 여러 가지다. 첫째로는 회사 운영을 위해 자금 조달은 불가피하다. 자금 조달이라는 것이 융자를 떠나 투자로 이어진다.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투자자들의 필요를 위해 상장은 필수 불가결한 조건들이다. 이 과정에서 150억원 가까이 외부 투자를 받았다. 그들의 니즈는 상장이기에 그것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다. 세 번째로 회사 입장에서는 상장사가 되면 대외 신인도가 올라간다. 자금 동원에서도 유리하고 회사채 발행에서도 유리한 조건이 된다. 그런 부분들도 감안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고생한 직원들에게 스톡옵션 등에 대한 보상도 가능하다. 상장과 비상장의 차이는 크다. 이런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방식으로는 상장 외에 대안이 없다. 득실을 따져보면 공시도 해야 하고 내부통제도 강화하게 돼 힘들고 번거롭지만 그래도 훨씬 이득이다.”
■‘강원 바이오 스타기업 육성 지원사업'의 첫 사례다. 앞으로 다른 기업들도 상장에 나설 텐데 조언을 한다면=“우선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된다. 절차도 복잡하다. 컨설팅 업체와 상장 주관사 등 주변으로부터 많은 자문을 받는다. 이들의 가이드가 큰 도움이 됐다. 어떤 기업들은 상장을 하게 되면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한다. 이들이 먼저 고민할 점은 상장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장을 위한 스탠스를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지금도 보면 자신이 없어 주저하는 기업이 많다.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며 상장 가이드 역할을 하는 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상장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기관이 많은지=“주관사도 있고 상장 자문사, 컨설팅 업체, 회계 및 감사 기관 등 많았다. 특히 춘천시와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강원도로부터 자금 등의 지원을 받았는데 그것을 정말 잘 활용했다. 3억원가량의 자금을 받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됐다. 그런 지원을 통해 상장하게 된 것이 모범 사례로 자리 잡았다. 기업을 지원하면서 성과를 얻은 가장 확실한 사례라고 자부한다.”
■앞으로 주력할 부문이 있다면=“한마디로 얘기하면 글로벌 항체 치료제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가장 관심 있는 영역은 항체 치료제 분야다. 항체라고 하면 축산용과 수산용, 인체용 등이 있다. 시작은 축산용으로 했고 현재 수산용 항체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는 인체용 항체 치료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체용은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 축산 항체 치료제 개발에 3~5년 정도 걸린다면 장기적으로는 인체용 항체 치료제 개발이 주요 목표다.”
이 대목에서 정홍걸 대표는 잠시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제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니즈에 맞는 제품 개발과 함께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일반적인 백신과 항생제로 모든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없다. 축산과 수산에는 많은 질병이 있다. 그렇기에 글로벌 니즈가 있는 질병에 대응하기 위해 항체로 예방 및 치료제를 만드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소의 경우 중국, 동남아는 양식 새우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병의 예방제를 만들겠다. 이미 기술적으로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아 상장했다. 앞으로도 계속 그 길을 가겠다.”
■새로운 목표를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현재 회사 인력의 30%는 연구개발 인력이다. 이렇게 투자하는 것은 글로벌 항체 기업이 되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의 축산과 수산 규모를 글로벌 시장에 대입하면 1% 미만이다. 국내 시장보다 99배 이상 큰 시장이 해외에 있다. 이를 위해 2020년 중국에 100% 출자한 법인을 만들었다. 동남아에도 그런 법인을 만들 계획이다. 국내에서 단순하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해외 현지에 법인을 만들어 공략하고 시장을 계속 확장하겠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25%가 수출인데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상장에 대해 직원들의 관심이 컸을 텐데=“2016년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처음 받으면서 상장을 목표로 세웠다. 당시 상장을 목표로 세우면서 동시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올해 상장한 만큼 또 스톡옵션을 부여하려 한다. 이미 제법 부여해서 우리사주 조합을 만들 필요가 없다. 스톡옵션이 동기 부여가 확실하게 된다.”
■춘천에 정착하게 된 이유는=“과거 선친이 춘천에서 운영하던 종돈장을 가업으로 받아 경영하기도 했었다. 애드바이오텍은 당초 서울에서 만들었고 2006년 춘천으로 옮겨 왔다. 당시 춘천이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산업을 육성한다는 점을 알고 정착을 결정했다.”
■경영인으로서 춘천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춘천에 강원대와 한림대 등이 위치해 연구인력 확보가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춘천의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학업을 마치면 탈춘천을 하려 한다. 그것을 붙잡는 것이 쉽지 않다. 이들은 지방 기업들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들을 지방의 기업이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 인력이 많은 장점이 있지만 그들이 지역 기업에 취업을 기피해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연구 인력 확보를 위해 중추인 40대를 찾아 보지만 이들의 경우 가족 등을 이유로 서울을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대체로 수도권에 몰려 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
■상장사 대표로서 향후 목표가 있다면=“이제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한다. 상장사는 주가를 관리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우리가 해야 할 가장 큰 숙제는 실적을 창출하는 것이다. 최근 일부 상장사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많은데 내부 통제를 강화해 모범적인 기업으로 가겠다. 그것만 잘 하면 주가는 따라올 것이다. 요즘 바이오 기업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좋지 않다. 주가 하락 시점에서 상장하게 돼 안타깝지만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5년 내 시총가를 10배 키우는 것이 목표다.”
애드바이오텍은 춘천의 바이오기업으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에 입주해 있다 거두농공단지로 확장 이전했다. 달걀 난황을 이용한 친환경 면역항체를 주요 기술로 기술등록 35건, 특허출원 12건, 상표권 21건 등을 획득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글로벌강소기업에 선정됐고, 2020년에는 강원경제인대상 연구개발상을 수상했다.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