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한 대우주 속의 단편들을 예술이라는 실로 촘촘히 엮어낸다.
전태원 작가(사진)의 개인전이 3일 오후 2시 춘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개막한다. '영겁의 단편(A Piece of Eternity)'을 대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는 돌과 물(결), 그리고 이끼 연작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끈다.
전 작가는 20여년 전 종이의 재료적 물성에 매료된 이후 다양한 세계를 시도해 왔다. 기능을 다한 서책들을 파쇄해 평면회화와 부조, 입체, 설치작품 등으로 제작한 것도 그 때부터다. 그는 온갖 사연이 인쇄된 문자와 사진들을 통해 역사와 시간,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돌과 물결, 그리고 이끼로 결합된 순환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었던 이유다.
돌과 바위, 그리고 모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했을 뿐, 원래 같은 물질이다. 전 작가는 이에 주목, 현재를 지나면 또다시 전환될 사물의 찰나를 바라봤다. 함축된 영겁을 의미하는 돌 연작과 끝도 없이 흐르는 시간을 표현한 물(결) 연작, 그리고 대자연 속의 작은 생명체인 이끼 연작이 서로 얽히며 공존을 노래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전태원 작가는 이외에도 주제가 있는 특별전에서 선보였던 '나한상-영원한 미소' '복원-사북학쟁' 등 다양한 공간을 꺼내놓는다.
전 작가는 “주변의 무심환 바위나 돌덩이, 시작도 끝도 없는 물결에서 억겁의 시공간을 본다”며 “녹색 이끼는 찰나의 생명이자 영겁의 단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미협 회장, 춘천예총 회장, 춘천미협 회장 등을 역임했고, 강원미술대전 대상, 강원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김수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