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춘천]'추억찾기' 도시락 추억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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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업 20년만에 10일 폐업

◇ 20여년간 직장인과 학생들의 밥심을 책임졌던 춘천 '추억찾기'가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2일 가게에 쌓인 도시락이 세월을 실감케한다. 신세희기자

따뜻한 도시락으로 춘천 시민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던 김치 도시락 배달 업체 '추억찾기'가 오는 10일 문을 닫는다.

홍도선(54)·이병은(여·50)씨 부부가 2001년 가을 춘천중앙시장에서 볶은 김치를 담은 도시락을 배달하는 '추억찾기'를 시작한 지 20년 만이다.

홍씨 부부가 폐업을 결정한 이유는 배달을 맡은 남편 홍도선씨의 허리디스크 악화 때문이다. 배달 대행 업체 이용도 고려했지만 배달과 회수에 수지가 맞지 않아 포기했다. 일회용 용기 배달은 도시락이 가진 '추억'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 같아 진작에 배제했다. 결국 부부는 '추억찾기'를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문을 닫기로 했다.

폐업을 앞둔 2일 오전 '추억찾기'를 찾은 기자를 반갑게 맞이한 홍씨 부부는 추억속에 가장 맛있던 음식이 학창 시절 연탄 난로로 데운 도시락이라는 점에서 착안, 도시락 배달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연히 '추억찾기'라는 가게 이름도 따라왔다.

남편 홍도선씨는 “고교 배달이 많았는데 반마다 도시락을 나눠주고 계산하면 그 사이 빈 도시락을 내밀던 학생들이 떠오른다”며 “그 학생들이 직장인이 돼 회사에서 주문을 하는데 감회가 남달랐다”고 20년을 회고했다. 부인 이병은씨는 “40~50대는 학창 시절 추억으로, 20~30대는 배달했던 기억으로 계속 찾은 것 같다”면서 “손님들의 추억을 영영 묻어버리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부부는 앞으로 현재 위치인 조양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씨는 “도시락 배달은 그만두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추억으로 손님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춘천=김현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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