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 극장가에는 '반지의 제왕', '태극기 휘날리며', '러빙 빈센트' 등 잇따라 재개봉한 영화를 뚫고 춘천과 화천을 배경으로 한 영화 '정말 먼 곳'과 영화 '파이터' 등 한국 영화가 개봉한다.
3월은 영화계의 비수기로 불리지만 여러 영화제를 통해 진가를 인정받은 작품들인 만큼 관객들의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모리타니안'과 '너의 얼굴'까지 모두 4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정말 먼 곳
자연을 품은 화천 양목장 배경
강원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
파이터
세상밖으로 나온 청춘의 이야기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모리타니안
9·11테러 용의자 '슬라히' 실화
조디 포스터 골든 글로브 수상
너의 얼굴은
사람 죽게 만드는 얼굴의 소년
희귀병 소녀의 독특한 로맨스
■정말 먼 곳=영화는 화천의 양 목장을 배경으로 '먼 곳'이란 어딘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진우'(강길우)는 딸 설과 함께 조용한 삶을 살고 있다. 곧 진우의 친구라는 남성인 '현민'(홍경)이 이곳에 도착하고 이내 두 남성이 연인 사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들은 평화롭고 고요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에서 설과 행복하게 살기를 꿈꾼다. 하지만 어느 날 진우의 쌍둥이 여동생 은영이 찾아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박근영 감독은 “화천에 머물던 시기가 있었다. 흔히 생각했던 강원도의 풍경과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 평화로운 낙원이 참 낯설다. 이곳은 가깝고 또 몇 번이나 왔던 곳인데, '먼 곳'에 대해 생각한다. 낙원으로부터 우리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라고 했다. 강원영상위 2019년도 제작지원, 강원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으로 장우진·김대환 감독의 봄내필름에서 제작을 맡았다. 12세 관람가. 115분.
■파이터=낯선 곳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된 '진아'(임성미)는 우연히 복싱에 매료되고, 어쩌다 복서가 된다. 알바에 고된 몸으로 오른 링 위에서 그녀가 마주한 건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하던 자기 자신이었다. 그렇게 복싱은 그에게 삶의 발버둥이 아닌 스텝을 가르쳐준다.
영화는 관객 모두가 지나왔거나 지나고 있을 청춘을 진아에게 투영하도록 만든다. 영화는 지난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과 올해의 배우상 2관왕을 받았고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메가폰을 잡은 윤재호 감독은 “분단국가의 남쪽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감독인 나 스스로가 지난 10년간 질문을 던지고 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면서 한 여성의 이야기다. 영화가 품은 메시지를 조금 더 넓게 보면 용서, 용기, 그리고 화해”라고 했다. 12세 관람가.104분.
■모리타니안=재판도 없이 수용소에 갇혀 있던 '슬라히'(타하르 라힘)를 위해 변호사 '낸시'(조디 포스터)가 군검찰관 '코치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실화다.
낸시는 모두가 꺼리는 9·11 테러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돼 기소는 물론이고 재판도 없이 6년 동안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슬라히의 변호를 맡게 된다. 그리고 냉정하고 완고하기로 소문난 코치 중령은 강력한 증거들을 내밀며 그의 유죄를 확신하는데. 그의 무죄를 주장하는 낸시와 동료 '테리'(쉐일린 우들리)는 국가 기밀이란 이유로 은폐된 진실 앞에서 번번이 좌절한다.
아카데미상을 두 번 받은 배우 조디 포스터와 '닥터 스트레인지'로 잘 알려진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을 맡았다. 조디 포스터는 이 영화로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15세 관람가. 129분.
■너의 얼굴은=보기만 해도 사람을 죽게 만드는 치명적인 얼굴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 '맥스'(브랜든 플린)와 엔도르핀이 돌면 심장에 무리가 가는 희귀병을 가지고 있는 '알렉스'(줄리아 골다니 텔레스)의 독특한 로맨스를 그렸다.
붕대와 선글라스로 철저하게 얼굴을 가리며 조심스럽게 생활하지만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은 맥스는 우울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예기치 못하게 자신과 상담하던 의사를 죽인 맥스는 자책하며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던 찰나 알렉스를 만나게 된다. 알렉스 또한 희귀병을 가지고 있어 두 사람의 사이에는 묘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서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감정이 쌓여 갈수록 알렉스의 심장에는 점점 무리가 온다. 과연 슬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메이즈 러너'의 배우 이기홍이 출연한다. 15세 관람가. 92분.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