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생물 이야기]우리 몸의 중요한 면역기관 '지라'<1161>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골수 작용 부실하면 혈구 생성

T세포 등 보유 항체도 만들어

지라는 어머니 몸속 태아 때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형성하는 골수(骨髓·Bone marrow)의 작용이 부실하면 혈구들도 만든다. 두꺼운 결합조직을 가진 백막(白膜)이 표면을 덮으며, 그 안에 부드럽고 붉게 보이는 것이 비수(脾髓)인데, 이는 희게 보이는 백수(白髓·White pulp)와 적수(赤髓·Red pulp)로 구별된다. 백수에서 대식세포(大食細胞), T세포(T Lymphocyte), B세포(B Lymphocyte)가 들어있어 병원균을 잡아 죽이고 항체를 만든다.

또 적수는 혈액의 저장장소이면서 간과 함께 수명(120일)을 다 채운 늙고 낡은 적혈구를 파괴한다. 또 부드러운 망상구조를 하여 흐르는 피 속에서 죽은 세포를 걸러내고, 여과한 적혈구를 분해(소화)해 헤모글로빈에서 단백질 성분과 철분을 회수한다. 즉, 헴에서 철분(Fe·Iron)을 회수 할뿐더러 헴을 대소변을 누렇게 물들이는 색소인 빌리루빈(Bilirubin)으로 바꾸어 간에서 배설한다.

잡은 병원균이나 백혈구와 항체가 증가한 탓에 지라가 부어오르는(비종·脾腫) 수가 있다.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반응을 나타내는 패혈증(敗血症)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체온이 38도 이상, 36도 이하로 내려가는가 하면, 호흡수나 심박 수가 급하게 오르고, 백혈구 수의 증가 혹은 감소 등 종잡을 수 없는 병이 패혈증이다. 또한 급성전염병인 장티푸스나 말라리아에 걸렸을 때나, 혈액세포 중 백혈구 암의 일종인 백혈병(白血病)이나 문맥에 고혈압이 발생하는 반티증후군(Banti syndrome)에도 지라가 심하게 부어오른다고 한다.

그리고 간과 지라에 철분이 많아 빈혈치료에 좋다. 채소에는 들깨에 철분이 최고로 많이 들었고, 들깻잎의 뒷면이 불그스레한 색을 띠니 철분이 많이 든 탓이란다. 모름지기 음식은 두루두루 골고루 먹는 것이 최상이다. 아무리 허접스러워 보이는 반찬에도 나름대로 저마다 긴요한 영양소를 두둑이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약식동원(藥食同原)이라,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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