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시 101일 만에 1억병 판매
'청정·자연' 시대정신 반영
소비자 수천명 만나며 연구
홍천의 기억이 만든 특별한 맛
초·중·고 학창 시절 보내
유년의 추억 제품에 투영
내 고장에서 만든 맥주 자부심
코로나 여파에도 판매 긍정적
별·음악·맥주 도시 홍천 자부
국산맥주 '테라(TERRA)'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돼 101일만에 1억병 판매를 기록하며 국산 맥주계의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최근 7억병 판매를 돌파해 판매 속도가 3배 가량 빨라지는 등 인기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테라' 맥주 개발을 진두지휘한 홍천 출신 오성택(47)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를 만났다.
■테라의 인기가 좋다. 개발자로서 소감은=“테라 출시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반응이 무척 뜨겁다. 출시 전 목표였던 '1년 내 두 자릿수 점유율(MS) 달성'은 4개월 만에 이뤘고, 지금은 더욱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해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테라'를 만든 진정성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판단되며, 아직도 설레는 마음으로 시장 및 소비자 반응을 체크하고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더 많기에 매일 새로운 싸움을 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신상품을 개발하며 가장 염두에 둔 부분은=“'대한민국 대표맥주'가 되자는 목표로 출시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세먼지 가득한 시대에 청정·자연에 대한 욕구가 많다고 판단했고, 맥주도 그 시대정신을 반영해야 한다. 그래서 맥주 원료 중 핵심인 '맥아'에 집중했다.
청정한 맥아를 찾기 위해 세계에서 대기질 부문 1위 국가인 호주, 그곳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 PM2.5 이하 지역의 맥아만을 사용했다. 또 인공을 거부하는 시대상을 반영해 발효 과정 중 발생한 탄산만을 쓰는 100% 리얼탄산 공법을 사용했다.”
■선호하는 맥주가 쉽게 바뀌지 않는데, 소비자들의 입맛을 바꾼 비결은=“테라는 레귤러 맥주다. 레귤러 맥주는 보편다수의 입맛을 만족시켜야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사실 다양한 홉 등을 활용해 소수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새롭고 특별한 맛을 내는 일은 오히려 더 쉽다.
보편 다수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개발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정말 많은 주질을 개발했고 수없이 테스트했으며 수천명의 소비자를 만나 이상적인 주질에 대한 탐구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2,2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마지막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경쟁력이 월등하다 판단돼 출시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는 받지 않았는지=“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인 주류시장 침체 속에서 테라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다.
다만 판매량이 상승 추세이고 유흥 채널에서 감소한 판매량은 가정 채널에서 상쇄됐기 때문에 테라의 실제 판매 규모는 시장 전체 감소량보다는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천에서의 학창 시절은 어땠나=“홍천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모두 홍천에서 나왔다.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 홍천의 '청정함' 속에서 자랐다고 할 수 있다.
고향 홍천은 푸르른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고, 대한민국에서 몇 안 되는 청정지역이라고 생각한다. 테라를 개발하면서 아마도 어린시절 느꼈던 홍천의 청정함이 제품에 투영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은 맥주를 얼마나 자주 마시고, 어떤 안주와 함께하면 좋을까=“거의 매일 마신다고 할 수 있다. 맛을 테스트하기 위함도 있고,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다양한 상권으로 모니터링을 가기도 한다. 특히 홍보를 위해 동료들이나 친구들과 자주 맥줏집을 찾는 편이다.
테라는 어떤 안주와도 잘 어울리는 라거 맥주이지만 궁합이 좋은 메뉴를 추천하면 정통적인 한국음식과 궁합이 매우 좋다. 청정맥아를 사용해 깔끔한 끝맛과 리얼탄산 공법으로 휘몰아치는 탄산감이 매우 우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맵고 짠 한국음식과의 궁합이 좋다. 강원도 명물인 닭갈비나 홍천의 찰옥수수와도 궁합이 아주 좋은 것 같다.”
■소비자·도민들에게 하고픈 말은=“연간 55만톤 수준의 생산CAPA를 자랑하는 맥주공장이 홍천에 있고 그곳에서 대한민국과 세계 곳곳으로 다양한 맥주가 팔려 나간다. 이 정도면 저는 홍천은 '맥주의 도시'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다. 하이트진로는 홍천을 진정한 맥주의 도시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할 계획이다. 매년 개최되는 '홍천강 별빛음악 맥주축제'가 일례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도민들이 '내 고장에서 만든 맥주'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제품으로 보답하겠다.”
홍천=최영재기자 yj5000@
■오성택 상무는
홍천초·중·고와 중앙대를 졸업했다. 졸업 후 광고회사인 금강기획과 TBWA를 거쳐 하이트진로에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팀장으로 입사했고 맥주브랜드 팀장, 총괄 팀장, 부실장을 거쳐 현재는 마케팅실 실장으로 근무하며 끊임없는 혁신으로 주류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메가히트를 기록 중인 테라는 2019년 마케팅·TVC·온라인 관련 시상을 휩쓸었고, 한국마케팅협회 주관 '2020년 제8회 대한민국마케팅대상'에서 '한국의 마케터(우수한 마케팅 사례를 창출한 마케팅 책임자에게 수여하는 상)'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