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심을 통해 올라온 작품은 '고시원 토스트' '장미아파트' '마더피스' '여름의 일' '돼지들' '망월로 보내는 편지' '소풍' 등 총 7편이었다. 각기 세태를 반영하는 듯 암울하고 힘든 시간들을 보내는 고시원 풍경, 규격화된 의식의 틀에 갇힌 여성의 내면 등 다채로운 소재와 주제의식으로 읽는 일이 즐거웠다. 그중 최종적으로 논의된 것은 '고시원 토스트'와 '소풍' 두편이었다. '소풍' 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는 중산층 여성의 점점 고조돼 가는 불안이 절망으로, 조용한 광기로,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과정을 찬찬히 서술하면서 성찰과 물음이 없는, 이미지에 갇힌 삶의 공소함을 현실과 환상, 꿈을 적절히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보여준다. 그 절망과 비극의 일상성을 서술하는 밀도높은 문장과 절제된 감정표현도 치열한 문학수업을 거친 증표라는 신뢰를 주기에 '소풍'을 당선작으로 기꺼이 결정했다.
오정희·이외수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