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나눔]마음의 통증까지 치유하는 마법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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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부문화 재능은행을 만들자 - 박준기 스포츠재활센터 원장

◇박준기 원장이 평창국민체육센터 체육관을 찾아 레슬링 선수들에게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형편 어려운 학생 선수·장애인

수시로 방문 마사지 재활 봉사

실력 소문나며 타지역 고객 몰려

지난 5일 오후 평창국민체육센터 체육관에는 우렁찬 기합 소리가 넘쳐나고 있었다.

평창군청 실업팀을 비롯한 평창고 레슬링팀 선수 등 30여명의 남녀 레슬러가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박준기(49) 스포츠재활센터 원장은 운동을 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친숙한 듯 이름을 불렀고, 호명된 선수들은 환한 웃음과 함께 절도 있는 인사를 하며 그대로 바닥에 드러눕거나 엎드린 자세를 취한다.

벌써 1년여가 넘도록 부상을 당했거나 부상 후 제대로 재활치료를 끝내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박 원장이 무료로 마사지와 재활치료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레슬링팀 선수들과 코치·감독은 “국가대표팀에나 있을 법한 스포츠재활 트레이너를 고교팀이 자체 보유하고 있다”고 농담을 할 정도다.

지난해 전국체전을 준비하다 쇄골이 부러져 수술까지 받았던 김은지(17·평창고 2년)양은 “수술한 자리의 근육이 당겨 시합이나 연습 때 상대 선수와 부딪히기라도 하면 엄청난 통증에 주저앉아 울 정도였다”며 “하지만 박 원장님이 매번 근육을 풀어주고 재활치료를 해주고 있어 이젠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병원 재활치료를 받지 못하는 레슬링팀 선수들을 위해 많게는 하루 1~2차례, 보통 1주일에 3~4번은 국민체육센터 훈련장을 찾아 선수들의 통증 완화를 위한 마사지를 시술해준다.

박 원장의 재능기부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평창군보건의료원이 장애인을 위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에 박 원장을 초청했던 것이 인연이 돼 장애인들의 통증 완화를 위한 재능기부도 시작했다.

대부분의 장애인은 소득이 없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여서 돈도 받지 않은 채 집으로 직접 찾아가 틀어진 장애가 있는 부위나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해 뒤틀린 근육들을 바로잡아 주고 통증 완화를 위한 마사지를 해준다.

이렇듯 밖에서 무료로 재능기부를 하는 상황이 많고, 박 원장의 실력이 소문이 나면서 제천이나 강릉 등 외지에서까지 찾아오는 고객이 늘어나다 보니 박 원장의 스포츠재활센터에는 일반 전화번호 대신 휴대폰 번호가 적혀있고, 예약은 필수로 해야만 한다.

박준기 원장은 “스포츠재활센터가 생업인지라 바쁘다는 핑계로 몇 주 만에 마사지 봉사를 갔더니 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에 죄책감마저 들었다”며 “그런 것들이 봉사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거친 종목의 운동선수나 장애인 등은 가정형편이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에 아파도 그냥 참고 넘기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을 알기에 봉사를 하고 있다”며 “제 손이 조금이나마 통증을 줄여주고 움직이는 데 힘이 된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평창=김영석기자 kim711125@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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