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여객선침몰>“정부 못 믿겠다 … 국민 여러분, 아이들 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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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 어처구니없어… 이게 대한민국 현실” 부실 대처 성토

세월호 멀리 보이는 팽목항 찾아 무사 귀환 기원하며 기도

임시 시신 안치소 설치… 사망자 신원 뒤바뀌어 유족 항의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흘째인 18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은 실종자 가족들의 표정에는 희망과 비통함이 교차했다. 특히 이날 오후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의 부실한 대처를 성토하고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통곡의 팽목항

세월호가 멀리 보이는 팽목항을 찾은 일부 가족들은 실종자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배가 들어오는 초입에서 염불을 외거나 기도를 했다. 다른 한 켠에서는 오열하거나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 가족들도 있었고, 언론사 차량들로 가족들의 접근이 어렵다며 철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선체 내부 진입과 공기 주입이 잇따라 성공했다는 소식과 함께 20여 대의 구급차량이 항구 초입에 대기하면서 진도실내체육관에 머물던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나마 노출됐던 뱃머리 일부까지 물에 잠겨 완전히 침몰되자 시간이 없다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더욱이 시신 인양이 늘어남에 따라 팽목항 서편에 '임시 시신 안치소'가 설치되자 팽목항을 찾은 실종자 가족들의 표정에는 비통함마저 보였다.

이 과정에서 사망자 신원이 뒤바뀌어 유족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당국은 사고 해역에서 수습된 시신을 먼저 임시 시신 안치소로 옮긴 뒤 가족들의 협조를 받아 신원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대국민 호소

여객선 실종자 가족들은 또 이날 정부의 부실한 대처를 성토하면서 국민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실종자 가족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호소문을 통해 “국민 여러분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해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합니다”라며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이어 “사고 후 모두 구조됐다는 발표를 듣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실상은 어처구니가 없었다”며 “현장에는 책임을 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상황실도 꾸려지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또 “17일 현장을 방문했는데 인원은 200명도 안 됐다. 헬기는 단 2대, 배는 군함 2척, 해양경비정 2척 등이 구조작업 중이었는데 정부는 인원 555명, 헬기 121대, 배 69척으로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다. 아이들을 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신형철기자 chiwoo1000@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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