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일보사 주최로 지난 13일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2013 강원관광발전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지역적 특성과 강점을 살린 '강원도형 MICE(마이스, 회의·포상관광·컨벤션·대형행사 및 전시회) 상품'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Green MICE 상품 및 마이스인력 확보, 숙박 등 마이스 참가자들의 수용시설과 연계 관광상품 확충을 마이스산업과 강원관광 연계발전 과제로 제시했다.
김분희 “강원도형 MICE 상품 개발 적극 나서야”
황희곤 “전문인력 양성 및 공급방안도 강구해야”
이영주 “다양한 관광 제공 위해 시설 복합화해야”
전비호 “그린 MICE산업 강원도에 적합한 분야”
전영철 “마이스 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 제정 시급”
전홍진 “내년 국제회의도시 지정 마무리할 계획”
이날 '마이스산업과 강원관광 연계발전 방향'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는 국내 대표적 국제회의 유치·개최 대행사인 (주)메씨(MECI)인터내셔날 김분희 대표가 '국제회의 이해'에 대한 특강을 했다.
또 정석중 관동대 교수의 사회로 황희곤 한림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강원 MICE산업의 발전 방향', 이영주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이 'MICE 육성에 따른 강원도 관광서비스 방향'을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전비호 도 국제관계대사,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전홍진 도 국제협력관이 참석했다.
■특별강연
△김분희 대표= 세계 국제회의(MICE)산업 시장은 지난 50년간 매년 10%씩 성장해 왔다. 또 세계 경제가 불황이거나 호황이거나 그 상황에 필요한 행사가 열릴 것이다. 강원도가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육성하려는 국제회의산업은 이런 면에서 강원도 관광은 물론 경제 전체에 크고 꾸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분야다. 최근의 국제회의산업은 전문화, 세분화되는 추세다. 내년에 강원도에서 열리는 세계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처럼 수만명이 참가하는 행사도 앞으로 계속 있겠지만, 유엔이나 정부 기관이 주최하는 대규모 행사보다 민간이나 협회 차원의 전문 국제회의산업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다. 국내에서도 후발주자라 할 수 있는 강원도는 이 같은 추세를 주목하고 유치전략을 짜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2011~2012년 우리나라의 국제회의 유치 건수는 469개, 563개로 싱가포르, 일본, 미국, 벨기에에 이어 5위다. 도시별로는 서울이 5위, 부산이 19위를 각각 기록했다. 아직 국제회의의 50%를 유럽국가에서 가져가고 있지만 우리 정부도 최근 국제회의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강원도 역시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활용해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린 행사 유치에 나선다면 국제회의산업의 중심지가 될 충분한 여건을 지니고 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존에 반복적으로 열리고 있는 행사 유치와 함께 강원도형 마이스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을 추천하고 싶다.
유엔 등 국제 단체는 물론 우리 정부도 개최도시나 개최상품 선택 시 친환경성에 더욱 무게를 두는 추세다. 이런 현실을 잘 감안해야 한다. 국제회의는 콘텐츠와 테마 선정, 키워드 결정, 차별성 확보, 프로그램 구성, 개최 희망지 소개 등의 절차를 통해 유치전략이 수립된다. 이 같은 절차를 잘 이해하는 것은 실질적인 유치활동에서 결과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따라서 전문인력과 행사를 소화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주제발표
△황희곤 교수=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국제회의를 보면 (지방자치단체 등이) 자체 개발한 행사보다는 정부 주도의 행사에 의존하는 성향이 강하다. 세계지식포럼, 세계유방암학술대회 등처럼 일부는 자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MICE 전문인력은 공급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도 공급과 수요가 어긋나는,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 각 시·도별로 컨벤션뷰로 등이 출범했고, 강원도 역시 같은 성격의 법인을 출범시켰지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측면 모두 과감한 투자가 미흡한 수준이다.
세계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동하며 우리나라 등 아시아 MICE산업은 성장세에 있다. 정부도 제3차국제회의산업 5개년 계획을 통해 2017년에는 12억달러의 외화를 획득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만큼 MICE산업에 대한 강원도의 준비는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강원도는 MICE산업의 후발주자로 관련 인프라와 브랜드 수준이 미약하지만 2018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호재가 있다. 첨단에너지산업 등 특성산업과 MICE산업 연계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동해안권은 첨단소재부품 컨벤션, 평창과 정선은 스포츠·레저 컨벤션, 원주 홍천 횡성은 건강 관련 컨벤션을 육성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국제회의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권역별 특성에 맞는 회의시설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인력 양성 및 공급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또 최근 설립된 (사)강원국제회의산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도가 보유한 다양한 관광자원의 상품성을 높이고 접근성을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영주 연구위원= 대규모 국제행사 시 개최에 몰입해 '지역에 무엇이 남을 것인가'를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행사가 아무리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해도, 참가자들에게 지역 고유의 이미지와 대표적 상품을 어필하지 못한다면 완전한 행사라고 할 수 없다. 1972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일본 삿포로는 동계올림픽과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삿포로 맥주와 홋카이도 카니(게)를 제공해 이를 지역 명품으로 만들었다. 199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일본 나가노는 일본식 연회체험이나 특산물 음식서비스 등으로 지역의 독특한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독일의 뉘른베르크는 올해 64회째를 맞은 뉘른베르크 국제완구박람회를 통해 국제적인 장난감 도시로 자리 잡았다.
행사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컨벤션시설 전시공간 숙박시설뿐 아니라 쇼핑시설 테마파크 박물관 극장 카지노 등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설을 복합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 최고의 국제회의산업 개최 도시인 싱가포르와 일본 요코하마 등이 대표적 사례다.
MICE 도시 간의 통합브랜드를 구축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이는 MICE 개최지로서의 경쟁력을 높여 보다 많은 행사 유치를 가능하게 한다. 베를린과 라이프치히 등 독일 내 10개 도시가 MICE 마케팅에 협력하고 있다.
숙박과 음식 쇼핑 등에서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 숙박의 경우 테마와 가격의 다양성, 위생, 소방안전, 장애인 접근성 등이 확보돼야 한다. 강원도의 청정 환경에 기반을 둔 탐방 프로그램 기획도 제안한다.
■토론
△전비호 국제관계대사=강원도의 MICE산업 발달 여건은 충분하다. 특히 그린(Green) MICE산업은 강원도가 역점적으로 육성할 분야다. 환경올림픽을 강조하고 있는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해도 좋을 것으로 본다. 이 같은 강원도 MICE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강원도가 후발주자임을 감안, 시설 확충과 유치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민들의 영어울렁증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외교활동을 하며 다양한 국제행사를 경험할 기회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국제회의 장소 선정 시 '휴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느꼈다. 또 대표단 등록을 위한 온라인 정보시스템, 지역 관계자들의 업무능력, 지역주민들의 호응 등도 국제회의 개최 장소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 2005년에 홍콩에서 열린 행사의 경우 회의시설과 종사자들의 수준도 좋았지만 세밀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안내시스템이 부족해 전체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전영철 교수= MICE산업이 도시마케팅 기여 차원에서 지역의 세계화 및 브랜드화에 기여한다는데 동의한다. 결국 관광이나 MICE에 있어서도 도시관광 기반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강원 MICE산업의 발전방향과 관련해서는 컨벤션산업은 창조경제의 한 부분이라는 관점에서 2018동계올림픽의 유산으로 가져갈 필요성이 있다. 몇 가지 선결과제가 남아있는데 첫째, 국제회의 전문인력 양성이 가장 시급하다. 둘째로는 강원도 자체에서 지역 자체의 창의력 발굴 포럼의 지속적 추구다. 셋째, MICE 편의 확충의 한 방법으로 쇼핑몰과 문화공간의 복합시설 유치. 넷째, 강원도의 특수성에 맞는 MICE산업의 육성정책 마련. 다섯째, 강원도형 컨벤션 테마 발굴. 여섯째, 강원도 차원의 MICE육성을 위한 인프라 확충 등이다. 또한 MICE산업 육성 방안을 뒷받침할 '강원도 마이스 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전홍진 국제협력관= 강원도가 마이스산업의 후발주자로 관련 인프라와 브랜드 확립이 미흡하다는데 동의한다. 또 해외 주요 마이스 도시들의 관광서비스 환경 사례는 강원도 마이스산업 발전을 위해 주요하게 참고해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강원도의 마이스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다른 마이스 도시들과 차별화된 마이스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강원도에서는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강원도 국제회의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으며 내년에는 국제회의도시 지정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강원도 마이스산업의 전략적 키워드는 개선되는 접근성, 청정하고 계절적 특징이 있는 관광, 다양한 문화콘텐츠, 대규모 복합리조트, 2018평창동계올림픽 등이라 할 수 있다. 지역별, 산업별로 특화된 마이스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리=이규호기자 hokuy1@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