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엔 부자 되는 비방 가진 길조로 여겨
과수원·정전 피해 등 일으키며 천대 받아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이렇게 설을 나란히 하던 까치가 아닌가. 세시풍속에 칠월 칠석날 까치가 하늘로 올라가 견우직녀의 만남을 돕고자 오작교(烏鵲橋)를 놓으니, 날씬한 까치가 돌을 머리에 이고 다녔기에 머리털이 빠지고 머리가 벗겨져 민머리가 된다.
우리 시골에서는 까치를 '깐치'라 부른다. “까치를 죽이면 죄가 된다”는 속신에다, 부자가 되거나 벼슬을 할 수 있는 비방(秘方)을 가진 새로 여겼다. 깐치가 울면 길조(吉兆)가 생긴다고 믿었던 상서로운 새였던 길조(吉鳥)가 지금은 몹쓸 놈, 천하의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다. 그런가 하면 유난히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을 “아침 까치 같다” 하고, 허풍을 잘 떨고 흰소리 잘 하는 사람을 “까치 뱃바닥 같다”고 빗대어 말한다. 익조(益鳥)로 여겼던 너를 어느새 해조(害鳥)로 원수 치부하고 말았다. 과수원 과일 좀 파먹고, 철탑이나 전봇대에 집 지으면서 물어온 철사가 정전을 일으킨다고 너를 쏘아 죽이기에 이르렀다. 좀 거치적거린다고 졸렬하게도 맵시 나는 너를 홀대하다니…. 어쨌거나 딴 생물들은 어이없이 줄어들어 보호하겠다고 야단치면서 너를 천대하는 것은 터무니없이 개체수가 늘어난 탓이다.
까치(Pica pica serica, Korean magpie)는 까마귀와 함께 참새목, 까마귓과(科)에 속하는 텃새로 한자어로 작(鵲)이라 하며, 희작(喜鵲) 신녀(神女)라고도 하였다. 몸길이 45㎝, 날개길이 19∼22㎝ 정도로 까마귀보다 조금 작은데, 꽁지는 길어서 26㎝에 이른다. 까치의 날개 끝은 짙은 보라색이고, 꼬리는 푸른 광택을 내며, 어깨 깃과 배는 흰색이고, 나머지는 죄다 검은 색이다. 얼마나 예쁜 배색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까치의 걸음걸이도 특색이 있어서 엉금엉금 걷기도 하고, '까치걸음'이라 하여 두 발을 모아 조촘거리며 종종걸음을 하고, 가끔은 날렵하게 깡충깡충 뛰기도 한다. 그리고 '까치눈'이란 발가락 사이에 금이 터져 갈라진 자리를 말하는데 무척 아리고 따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