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규모 2,300억원, 조합원 2만5,000명.'
명실공히 도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원주신협의 전체 실무를 관리하고 있는 여성 전무가 주목받고 있다.
홍석금(57) 전무는 1973년 창립 이후 꾸준한 성장을 하는 원주신협의 전체 실무를 15년째 책임지며 지역 금융계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타업종보다 남성 위주의 문화가 강한 금융권에서 여성이 임원 자리에 오르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홍 전무는 1976년 말단 창구 직원으로 입사해 주임, 대리, 과장, 부장을 거쳐 임원인 상무, 최고 실무책임자인 전무까지 오르며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여성 경제인으로 손꼽힌다.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것은 일에 대한 열정과 배포, 부드러움의 조화이다. 1970, 1980년대만 해도 금융업계의 급여체계는 남녀가 달라 여자 직원은 남자 직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를 받아야 했고 결혼하면 퇴사하겠다는 각서도 써야 했다.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는 홍 전무는 여직원들을 모아 집단행동까지 하며 개선에 노력했다. IMF 이후 과감히 혁신적인 업무 시스템을 적용한 것을 비롯해 도내 제2금융권에 ATM기와 CD기, 카드체크기 등 자동화코너 시스템을 처음 도입하는 등 '앞선 경영'의 성과는 수없이 많다.
홍 전무는 “내부에서 실패 우려가 나올 때마다 '실패하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맞섰다”며 “처음에는 불안해하던 조합원들도 이제는 꼼꼼한 여자 경영인이라 남성보다 더 신뢰가 간다고 말한다”고 했다.
원주신협 측도 “전국에서 2,000억원대가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여자 책임자는 아마 홍 전무가 처음이었을 것”이라며 “지역 금융계 직원들의 롤모델”이라고 했다.
원주=김설영기자 snow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