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호르몬 등 유해 성분 '충격'
니코틴 농도 1㎖당 0.012~36.15㎎
일반 담배의 0.24~723개비 양
다량 흡입시 호흡장애 등 위험도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전자담배 중 일부는 흡연만큼이나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자담배의 유해성 평가를 위한 1차년도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일부 전자담배 액상에서 발암물질과 내분비계 장애물질(일명 환경호르몬) 등이 검출됐다.
또 니코틴(nicotine) 함량(농도)분석 결과에서도 조사 대상 121개의 액상에 함유되어 있는 니코틴 농도가 1㎖당 0.012 ~ 36.15㎎에 달했다. 일반담배(1개비당 니코틴 0.05mg함유 기준)의 0.24~723개비에 달하는 양이다.
보건복지부는 성인기준 니코틴 치사량이 40~60㎎으로 만약 전자담배를 다량 흡입할 경우 호흡장애, 의식상실 등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해성분 분석 결과에서는 DEP(디에틸프탈레이트)가 82개 제품에서 나왔고 DEHP(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 역시 15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DEP와 DEHP는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로 남성호르몬의 차단작용과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의 모방작용에 의한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DEHP는 유럽 등에서 사용이 금지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121개 제품 모든 액상에서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가 ℓ당 최하 0.10 최고 11.81 ㎎ 농도로 검출됐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전자담배를 통해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폐, 만성호흡기 질환, 신장, 목 등 인체 손상 및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103개 제품에서 독성물질인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가 농도로 검출됐다. 이 성분은 첨가제 또는 제조과정 및 보관 중에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노출이 지속될 경우 인체 독성을 일으킨다.
이밖에 일반 담배에 포함된 타르(Tar)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니코틴 농축액을 만들기 위한 용매제로 추정되는 글리콜(glycole)류 성분도 19개 제품에서 검출되었다. 트리에틸렌 글리콜(Triethylene glycol) 은 비교적 약한 독성물질이지만 역시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노출이 지속될 때에는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전자담배 유통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전자담배 불법유통에 대한 단속 차원을 넘어 제조업 허가·판매·유통을 포함하는 전자담배 산업에 대한 강력한 안전관리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2004년 중국에서 처음 개발돼 73개 업체가 수입·판매 중인 전자담배는 담배 대용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동안 성분 및 유해성에 대한 분석·평가가 이뤄지지 못했다. 더욱이 환경호르몬 등이 검출된 전자담배 액상은 대부분 중국 생산공장에서 완제품 혹은 반제품 형태로 국내로 반입돼 국내법의 관리를 받지 못하며 수입 및 판매업의 등록 역시 지자체에서 이뤄져 체계적인 관리가 힘든 상황이다.
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