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춘천]`최장·최초·최첨단' 배후령터널 새 역사 썼다

◇춘천시 신북읍 발산리와 화천군 간동면 간척리를 잇는 국내 최장 도로 터널(5.1km)인 국도 46호선 배후령터널이 오는 3월 개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춘천=박승선기자

총 5.1㎞ 구간…죽령터널 보다 500m 더 길어

국내 최초 횡류식 환기·피난 대피 터널 구축

사고 자동감지·경보…화재시 벽면서 물 분사

올 3월 개통 예정인 배후령 터널이 3가지의 국내 터널 기록을 세우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10일 찾아간 배후령 터널 공사 현장은 막바지 마감 공사가 한창이었다. 미리 달려본 5.1㎞ 터널은 국내 최장인 중앙고속도로 죽령터널보다 500m가 더 긴 만큼 아득하게 뻗어 있었다. 터널은 직선에 가깝게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 국내 최초 횡류식 터널

배후령 터널은 국내 최장과 함께, 국내 최초의 횡류식 환기 시스템 도입 터널이란 기록도 세웠다. 원활한 공기 흐름과 화재 시 신속한 위기 대응 능력이 큰 강점이다. 최장 거리에 편도 1차선의 양방향 터널(대면 터널)의 특성상, 최선의 방식을 검토하다 선택했다.

일반적인 터널의 천장은 둥근 반원 모양이지만, 횡류식 배후령 터널은 수평의 직선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천장 안에는 터널을 따라 개설된 공기 통로가 있다. ∩모양이다. 이 공기 통로는 반으로 나눠 공기를 빼내는 배기, 공기를 넣는 급기로 구분된다. 급기는 10m마다, 배기는 20m마다 터널 내부와 연결된다. 공기 순환의 실질적인 역할은 터널의 양쪽 입구 윗부분에 설치된 거대한 환기탑이 맡는다.

두 개의 환기탑은 공기 통로를 절반씩 분할, 각각 공기의 유입과 배출을 담당한다.

이종인 원주국토청 도로계획과장은 “터널 양끝에 설치된 환기탑은 마치 주사기처럼 공기를 넣었다 빼냈다 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했다.

만약 터널 내 화재 발생 시 해당 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전 구간은 터널내 연기를 빼내는 배기로 전환된다. 또 터널 입구의 대형 환기탑은 그 자체로 홍보효과가 높다. 이에 따라 양구 방면 환기탑 외벽에는 국토 정중앙의 양구를 상징하는 배꼽, 춘천은 물의 도시를 상징하는 물결 모양을 접목할 계획이다. 이 디자인은 이미 지식경제부의 2009 공공디자인 개발사업에 선정됐다.

■ 국내 최초 피난 대피 터널

배후령 터널은 국내 최초의 피난 대피 터널을 갖추고 있다. 본 터널 옆으로 차량 1대 정도 지날 수 있는 보조터널이 뚫려 있다. 비상 상황 시 활용된다. 터널 내부에서 보조 터널로 연결되는 통로는 27개소가 있다. 사람이 다니는 통로는 180m에 하나씩, 차량이 진입하는 통로는 720m마다 설치돼 있다.

보조터널은 향후 배후령 터널의 이용객 증가 시, 추가 공사를 통해 1개 차로를 더 늘려 양방향 2차선 터널로 활용할 수도 있게 지어졌다.

노명식 동부건설 현장소장은 “본선 터널과 보조 터널간 이격 거리는 향후 만약에 있을 보조 터널 확장 공사까지 감안해 안전거리를 반영했다”고 했다.

■ 영상 유고, 물 분무설비

배후령 터널에는 이외에도 다양한 최첨단 시설이 도입됐다. 우선 영상유고 감지설비이다. 터널 내부에 200m마다 설치된 CCTV는 일반적인 영상 기록만의 역할이 아니다. 내부에서 평상시 상황과 다른 일이 벌어지면, 자동적으로 터널 통제소에 경보를 알린다. 역주행이나 낙하물, 보행자, 차량사고 등을 자동 감지한다.

또 터널 내에서 AM/FM 방송을 끊김없이 수신할 수 있고,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터널 내 차량의 모든 라디오 주파수에 강제적으로 긴급방송을 할 수 있다. 또 터널 벽면을 따라 물 분무 설비가 설치돼 불을 끄거나 확산을 억제한다. 무정전 전원(UPS)설비도 도입됐다. 정전 등에 의해 터널 내 조명시설이 꺼졌을때 비상전원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화재 안전 기준은 20분간 임시전력을 공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배후령은 소방서와의 먼 거리 등을 감안해 60분간 비상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터널 통제소에는 2인 1조가 근무하게 된다.

춘천=류재일기자 cool@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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