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보화 싣고 다니는 상선 같다고
큰 부자 날 것이라는 구전 이어져
한때 북부권역 상권의 중심지로 날려
“잘사는 마을 만들자” 다시 힘 뭉쳐
병풍처럼 둘러친 벽봉산은 마을을 품어 바람을 멈추게 하고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금계천은 언제나 풍성함을 가져다 주고 있다.
수백 수천년을 지나오며 사람은 변했지만 이마을 저마을을 돌며 음식을 구걸하는 걸인들조차 마다하지 않고 푸짐한 음식을 나눠주던 미덕과 인심은 예나지금이나 변함 없다. 추석을 보내고 추수 준비가 한창인 공근면 북부지역 8개리와 홍천 동면 주민들까지 찾았던 횡성군 공근면 가곡리 벽봉마을을 찾았다.
△배산임수의 명지 벽봉마을
횡성 공근면에서 금계천을 따라 상류지역으로 10여분 차를 몰면 말구리고개 아래쪽 넓은 들녘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있는 농촌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벽봉마을 뒤편에는 벽처럼 든든하게 언제나 마을을 지켜 온 벽봉산이 있으며 마을앞에는 금계천이 흘러 예부터 배산임수의 명지로 꼽혔다.
벽봉산자락에 위치한 얼음골은 초복때까지도 얼음이 나와 마을과 이곳을 지나던 길손들의 더위와 갈증을 식혀주는 명소가 됐었다.
마을주민들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마을 형태가 배처럼 생겨 마을을 금은보화와 곡식 등을 싣고 다니는 상선에 비교, 큰 부자가 날 것이라는 구전이 이어져 올 정도”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가곡리의 원래 명칭은 백아곡리였으나 들이 넓다고 가전리로 불리다가 일제강점기 지금은 폐교된 가곡국민학교가 신설되며 지금의 가곡리로 불리고 있다.
공근면 제1의 곡창지대인 벽봉마을은 공근·수백·어둔리 등 인근 북부권역 8개마을과 홍촌 동면 주민들까지 찾아 2, 7일마다 장이 열리는 교통 및 상권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30대 못지않은 노익장
한때 200여명의 주민들이 생활했던 벽봉마을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모두 떠나고 60~70대 이상의 노인들이 고향을 지키고 있다.
마을인구 120여명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60대 이후의 노인들이 81㏊의 농경지에서 벼농사와 밭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는 벽봉마을은 노동력이나 지적 인프라 등도 다른 마을에 비해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횡성 북부권역에서 최고로 잘사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2007년부터 새농어촌건설운동에 동참, 현재 4년째 도전 중이다.
벽봉마을은 30~40대 젊은 일꾼이 많은 다른지역과 달리 대부분이 60대 이상 노인이지만 함께 힘을 합쳐 잘사는 고향을 만들겠다는 의지만큼은 단연 앞서 올해 횡성군 지역예선을 통과, 강원도에 횡성군 대표마을 중 하나로 도우수마을 추천을 받았다.
△잘사는 고향 만들기 혼연일체
벽봉마을 사람들은 집집마다 하고 있는 농사 이외에도 다함께 잘사는 고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수익사업 및 마을발전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이마을 원로들의 모임이자 마을 주민들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노인회는 토종닭 500여마리를 키우며 이곳에서 얻은 수익금으로 새농어촌건설운동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있다.
마을 부녀회는 횡성군으로부터 꽃묘 계약재배를 하고 있으며 청년회는 벼 건조사업으로 수익금 마련에 나섰고 마을회에서는 폐교된 가곡초교를 빌려 야구장으로 조성, 전국 각지의 야구동호인들에게 임대하고 있다.
벽봉마을은 가곡초교를 매입해 천연잔디 야구장 및 향토특산물 매장, 공연문화의 장 등을 조성해 마을을 새롭게 일으키는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금계약수터 복원과 매실공원, 벽봉 얼음골 및 족욕탕 조성,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고 있는 금계천을 중심으로 하는 수변체험장을 만드는 등 미래형 전원향토마을 기반도 다지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농업인이 60~70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러울 정도로 친환경 우렁이쌀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벽봉마을은 우렁이쌀을 비롯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 및 판매까지 하는 2·3차 사업도 추진중이다.
정혜철이장은 “열악한 부존자원을 극복하고 잘사는 농촌을 만들어 고향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다시 찾게 하기 위해 마을 원로들은 물론 모든 주민이 힘을 합치고 있다”며 “넉넉한 곳간에 풍요롭고 활기찬 삶을 살수 있는 벽봉마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횡성=이명우기자woolee@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