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따뜻해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도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을 이틀 앞두고 있던 지난 4일, (주)라이프투게더 송운서(54) 대표를 만나러 가는 길에는 진눈깨비가 내렸다.
기능성 피부미용 화장품을 생산하는 (주)라이프투게더는 전국의 피부관리실을 석권한 그 명성에 비해 건물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춘천시 약사동 약사리고개,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사무실에서 송 대표로부터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기업인으로서의 열정에 대해 두시간 동안 얘기를 들었다.
화장품 방문판매 죽어라 3∼4년 하다가 틈새시장 뚫어
제품 써본 피부관리실 원장들 입소문 나면서 전국 장악
조만간 공장 이전… 춘천 피부관리 메카로 만들고 싶어
- 간판만 없으면 회사 건물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곳이 제가 어렸을 때부터 살던 집터예요. 2000년 이곳에서 방문판매를 시작했는데 직접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는 아예 공장처럼 됐죠. 물건이 잘 팔리다보니 확장이 필요해 이곳저곳을 고쳐 시설을 가져다놓곤 했는데 어느새 집 전체에 기계며 연구실이며 제품 보관실 등이 생겼더라고요. 그런데도 지금 비좁아 직원들이 고생입니다.”
- 제가 둘러봐도 딴 곳으로 옮겨야 할 것 같은데요
“그렇지 않아도 새로운 부지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현재 들어오는 주문량을 감당하려면 어차피 이전해야 하는데 이쪽으로 도로를 4차선으로 넓힌다네요. 춘천 후평공단쪽으로 갈 생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제품이 잘 나가죠? 피부관리실 쪽에서는 (주)라이프투게더가 꽤 유명하더군요
“2005년에 국내 피부관리실에 납품되는 바디전문제품으로는 저희 제품이 1위를 했을 정도니까 그 업계에서는 유명할 겁니다. 또 전국의 피부관리실과 피부과병원 등 약 5,000여곳과 거래를 합니다. 혹시 불 다이어트라고 아세요? 그 주 화장품인 리포젤과 셀젤 등은 우리가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죠. 최근 개발한 대표제품인 한방샴푸 '발아순(發芽純)'과 아토피성 피부 전용화장품 '아토굿'을 포함해 200여종의 화장품이 여기서 생산됩니다.”
- 화장품 쪽에는 어떻게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까
“제가 26살때인 1980년대 초반, 고향인 춘천에서 가구 사업을 시작했는데 돈을 꽤 많이 벌었습니다. 연간 매출이 10억원 정도 됐으니까요. 그런데 3년만에 물건을 납품하고 받은 어음에 사기를 당하면서 부도가 나 버렸지요. 개인적으로도 좋지 않은 일이 생겨 한동안 방황을 하다가 2000년에 80만원으로 화장품 방문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외제 화장품을 사다가 전국의 피부관리실 등에 공급하는 일이었죠. 그게 처음 화장품과 맺은 인연입니다.”
- 처음부터 직접 생산하는 일을 한 것은 아니었군요
“한 3~4년동안 죽어라 방문판매를 하다보니 틈새시장이 보이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제품을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외제 화장품이 우리 피부에 잘 맞지 않는다는 얘기를 납품하는 피부관리실에 있는 분들한테 자주 들었거든요. 2004년 지금 이곳에서 3명과 직접 화장품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어요. 제가 대학 때 화학을 전공했고 화장품 판매를 하면서 여기저기서 듣고 배운 것이 바탕이 됐습니다.”
- 화장품 관련 기술자도 없이 혼자 제품을 만들었단 말인가요
“그랬습니다. 그래서 회사 성장이 그만큼 늦기도 했지요. 기존의 화장품 원료들을 모아 냄비에 끓여보기도 하고 맛도 보고, 제 피부에 바르기도 하면서 하나하나 만들었어요. 처음 석고팩을 생산했는데 그게 반응이 좋았습니다. 점차 일반 화장품으로 확대했는데 주로 바디(Body)제품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애초부터 피부관리실을 타깃으로 삼았던거죠.”
- 그래서 (주)라이프투게더 하면 피부미용 화장품 전문업체라는 타이틀이 붙나봅니다
“중소기업이다보니 홍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는데 한번 저희 제품을 써 본 피부관리실 원장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그 방면에서 유명해졌습니다. 일반판매도 거의 없고 최근에 충성 고객들이 생겨 인터넷 판매가 좀 되고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피부관리실이나 피부과병원쪽으로 제품이 많이 나갑니다. 매출도 2008년 2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0억원을 넘겼습니다.”
- 최근에는 샴푸가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2007년 처음으로 '발아순'이라고 하는 샴푸를 출시했습니다. 춘천시 서면 방동리에서 재배되는 검은콩, 검은깨, 쥐눈이콩 등의 싹과 강릉 오죽헌의 검은 대나무(烏竹)의 싹을 기본 원료로 했습니다. 약 3년동안 연구와 임상실험 결과 두피에 발모효과를 주고 모발을 튼튼하게 하는 결과가 나와 현재 성황리에 판매중입니다.”
- 식물의 싹을 원료로 쓰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 겁니까
“처음에 기존 샴푸들을 보면서 피부에 더 좋은 제품이 있을텐데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2004년부터 샴푸 연구를 하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싹이 생각나더라고요. 식물의 싹이 몸에도 좋잖아요. 그 이유가 식물들이 싹을 틔울 때 항산화제 같은 새로운 성분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특히 검은콩이나 검은깨는 두피를 건강하게 해 준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 싹들을 원료로 삼기로 했죠. 특히 오죽(烏竹)은 그 효과가 굉장히 큽니다.”
- 그것도 인기를 끌었겠군요
“그랬죠. 2007년 5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는데 전국의 대리점만 50개가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3만세트를 제작해 판매를 시작했습니다만, 큰 낭패를 봤어요. 케이스 뚜껑쪽에 이상이 생겨 내용물이 새는 겁니다. 한 3억~4억원을 투자했다가 모두 회수하고 새로 만들어야 했죠. 이 때문에 한동안 회사가 휘청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피부관리실이나 두피관리 전문 한의원쪽에서 계속 주문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제대로 된 제품이 잘 판매되고 있습니다.”
- 이제 피부미용 화장품 전문업계에서는 회사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은 어떻습니까
“일단 올해 50억~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이 1차 목표입니다. 현재 홈쇼핑 업체와도 협의 중에 있어 이 분야 판매에도 신경 써야 하고요.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저희 제품이 보다 많이 알려지고 사용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제 꿈은 춘천을 피부관리 메카로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히 피부관리 화장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스파테라피(목욕과 마사지를 통해 건강 및 피부관리를 일컫는 용어) 전문 센터를 만들어 전국의 피부관리실 원장 및 직원들을 교육하는 겁니다. 스파를 이용한 재활병원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차근차근 준비하려 합니다.”
유병욱기자 newybu@kwnews.co.kr
사진=박승선기자 lyano@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