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해 가나안으로 향할 때다. 하나님은 이들에게 매일 '만나'라는 일용할 양식을 공급해 주었다. 굶주린 자들에게 만나는 '깟씨 같고도 희고 맛은 꿀 섞은 과자' 같았다. 그들은 감사히 먹었다. 그러나 불평할 때 똑같은 만나가 박한 식물로 보였고 '기름 섞은 과자 맛' 정도로 떨어졌다. 감사할 때는 꿀맛이던 만나가 불평하자 모래알 씹는 것처럼 텁텁하게 느껴졌다. 성경에 나오는 말씀이다. 불평의 결과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불평하지 말자는 '불평제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미주리주의 윌 보웬 목사가 시작했다. 독서캠프를 진행하던 중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불평을 통해 원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행의 뿌리에는 불평이 있다는 것이다. 즉시 '불평 없이 살아보기(Complaint Free World)'를 펴냈다. 일상화된 불평이 얼마나 큰 해악인지 깨닫게 해주고, 불평이 없어지면 삶의 질이 얼마나 크게 개선되는지를 상세히 보여준다.
▼'불평 끊기'의 원칙은 아주 간단하다. 책과 함께 제공되는 보라색 고무밴드가 도구다. 자신의 불평을 자각하기 위한 상징물이다. 보라색을 택한 것은 변화를 뜻한다. 한쪽 팔목에 끼우고 있다가 불평을 할 적마다 다른 쪽으로 옮기고 처음부터 다시 시도한다. 어떤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는 데는 21일이 걸린다. 이 밴드를 21일간 지속적으로 한쪽 팔목에 차고 있게 되는 순간 우리 인생에서 불평이 사라진다. 경험자들은 평균 4~8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벌써 80개국에서 600만 명이 동참했다. 국내에서도 빠르게 번지고 있다. 주변에 보라색 밴드를 하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기름값이 비싸다고 불평하는 것은 자동차를 가진 덕분이다. 출근시간 교통체증에 화가 나는 것은 직장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울면서 태어나, 불평하며 생활하다, 실망하며 죽는다. 사람들은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이 있지만, 모두 다 잘하는 것은 '불평'이다.” 불평=부정, 불평無=긍정이라는 얘기다. 답답한 세상, 그래도 불평 없이 살아보자.
장기영논설위원·kyjang@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