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심에서는허남화의 ‘죽은닭고기요리법’과 권영란의 ‘극락조’ 전석순의 ‘회전의자’가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당선작의 선정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는데 작품 의특징은 서로 확연히 구별되면서도 수준에서는큰차이가없었기때문이었다.
우선 ‘죽은닭고기 요리법’은 레시피라는 다소 이질적인 요소를 소설속 에 끌어들여 이야기의 근간으로 삼은 시도가 돋보였다.
그러나 지나치게 극적으로 설정된 상황이 요리법의 제시와 서로 잘 어울리지못하여 설득력을 발휘하기에 부족했다.
‘극락조’는 전통적인 문법에충실한 작품이다. 과거의 가슴 뭉클한 사연을 이만큼 안정된 서술을 통해 절실하게풀어내는것은분명쉽지않은 일이다.
그러나 인물들의 성격과 일화들의 연결구조가 다소평면적이어서 이미 익숙해진 경험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수 없었다.
‘회전의자’는 무엇보다도 섬세한 문체와 세밀한 관찰이 인상적이었다. 재난을 당한 가족의 상황을 회전의자라는 모티브와 관련지어 유머와 페이소스를 이끌어내는 솜씨도 높이 살만했다.
이야기의 진행에서 다소 균형이 흔들리고 초점이 흐릿한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 소설이 장차 더 깊고 단단한 작품 세계의 초석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상국 최수철, 예심 : 김도연(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