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묵호·주문진에 등장한 참다랑어 떼⋯기후변화가 바꾼 동해 어종지도

읽어주는 뉴스

[함께 그린(Green)강원] 참다랑어 대량 출현
주문진항 앞바다 그물망에 걸린 170여마리
묵호 어업인 “참치 등장에 오징어 씨 말라가”
수온상승 원인 지목, 20년간 뜨거워진 동해안
전문가들 동해안 어종 지도 변화 가능성 주목

9일 강릉시 주문진항앞바다에서 정치망 그물에 잡힌 다량의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경매를 마치고 출하준비를 하고 있다. 기후변화 등으로 몇 해 전부터 강릉과 삼척 등 동해안에서도 잡히기 시작한 참다랑어는 이날 주문진항에서 최대 길이 2m, 무게 140㎏에 달하는 참다랑어 170여 마리가 한꺼번에 위판돼 눈길을 끌었다. 강릉=권태명기자

동해안의 어종 지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동해안 수온이 높아지면서 터줏대감이던 오징어와 붉은대게 어획은 줄고, 참다랑어·방어 등 난류성 어종의 출현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상 기후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먹이생물 분포가 변화하면서 동해안의 주요 어종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들어 동해 묵호항에는 100㎏에 달하는 참다랑어가 하루 평균 50~100마리씩 들어오고 있다. 6월이 오징어 대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이곳에서 15년째 오징어 조업을 하는 권경충(57)씨는 “일본항에서 잡히던 대형 참다랑어가 올 들어 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며 “참다랑어 떼가 오징어를 먹어치우면서 오징어는 씨가 말랐다. 6시간 동안 조업을 해도 오징어 40마리를 못 잡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했다. 

지난 9일 강릉시 주문진항 앞바다에서는 정치망 그물에 참다랑어 170마리가 위판장으로 한꺼번에 들어왔다. 이날 잡힌 참다랑어는 길이 2m, 무게 140㎏ 달했다. 현장에 있던 홍성일 강릉시수협 판매과장은 “참다랑어 어획량이 꾸준히 늘어나긴 했지만 이정도로 대량 어획된 일은 처음”이라며 “참다랑어 어획 쿼터량이 감당하지 못할까 고민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동해안을 중심으로 쿼터량은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강릉시 수협은 이미 올해 배정된 참다랑어 어획량 18톤을 모두 소진했다. 참다랑어 어획량 증가세를 확인한 강원도는 최근 해양수산부에 요청, 쿼터량 200톤을 추가로 배정받았다. 

동해안의 참다랑어가 풍년 원인으로는 수온 상승이 지목된다. 참다랑어는 태평양 온·열대 해역을 중심으로 이동하는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이다. 수온 변화는 해류의 흐름은 물론 먹이생물 분포와 생물량 변화까지 동반한다. 실제 동해안은 동해안 수온이 꾸준히 올랐다. 6월 기준 동해안 표층수온은 2001~2005년 평균 19.4도에서 2021~2025년 평균 20.4도로 20년간 1도 올랐다. 

동해 바다가 뜨거워지며 포획 어종 비율도 달라졌다. 동해안 정치망의 참다랑어 어획량은 2021년 39.1톤에서 2025년 85.2톤으로 2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동해안의 터줏대감이던 오징어 어획량은 6,231톤에서 2,759톤으로 반토막났다. 

전문가들은 동해안 참다랑어 증가 현상이 구조적인 변화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온이 오르면서 고등어, 정어리 등 참다랑어의 먹이생물이 동해안으로 몰려들고 있고 이를 따라 참다랑어도 동해안에 장기간 머물면서 새로운 산란장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맹진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박사는 “기후 변화로 동해안에서 난류성 어종 출현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동해안은 기후변화에 중심에 있는 해역인 만큼 어종 변화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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