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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호는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집단 폐사에 드러난 수질관리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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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최대 식수원 소양호의 경고]③소양호 ‘이상 신호’에도 원인 조사만
호수 생태계 붕괴에도 정부 및 관계기관 늑장·부실 대응 어민들 분노 확대
정부 “여러대안 검토중이나 공론화할 단계 아나…수질조사 발표 후 대응”

◇정부 등의 관계자들이 소양호의 수질을 측정하고 있다.

소양호 붕어 집단 폐사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국가 식수원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수도권 2,600만명의 식수를 책임지는 국내 최대 인공호수에서 수만 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지만, 관계기관 대응은 원인 조사와 분석에만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는 “사고는 반복되는데 관리 방식은 달라진 게 없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소양호 상류 어민들은 수년 전부터 “호수 바닥에서 썩는 냄새가 난다”, “펄층이 두꺼워지고 있다”며 저층 환경 악화를 경고해왔다. 그러나 정작 저층 수질과 퇴적층 상태에 대한 상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40년 넘게 소양호에서 조업한 한 어민은 “예전에는 산란철이면 붕어들이 물살을 뒤집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호수 전체가 죽어가는 느낌”이라며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뒤에야 정부가 움직이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빈산소·퇴적층 변화 놓친 식수원 관리=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어업 피해를 넘어 수도권 최대 식수원의 생태계 이상 신호를 국가가 얼마나 늦게 인식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현재 국내 식수원 관리는 정수 가능 여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pH와 용존산소, 총질소·총인 등 일반 수질 기준은 관리하지만, 대형 호수 저층의 산소 부족이나 퇴적층 변화, 유기물 축적 상태 등 생태계 변화에 대한 감시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리 체계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수온 상승과 빈산소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형 식수원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저층 용존산소(DO)·수온 실시간 측정 시스템 구축 △퇴적층 유기물·황화물 장기 조사 △조류 급증 조기경보 체계 도입 △상류 농업·축산 비점오염원 관리 강화 등을 포함한 장기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단순 수질검사 중심에서 벗어나 계절별 저층 환경 변화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위험 수치가 감지되면 즉각 대응하는 예방 중심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책은 검토중이라지만···늦어지는 대응에 불신 확대=현재 거론되는 대책은 퇴적물 준설과 댐 방류를 통한 수위 조절, 상류 오염원 차단, 수질 감시 확대 등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매번 비슷한 대책만 반복된다”는 회의론도 나온다. 더군다나 준설은 막대한 비용과 환경 훼손 우려로 현실적 한계가 크다는 지적이다. 소양호처럼 규모가 큰 호수는 퇴적 범위가 광범위해 단기간 정비가 어렵고, 상류 오염원이 계속 유입되면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도 높다. 댐 방류를 통한 수위 조절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어민들은 방류 확대를 통해 물 흐름과 산소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와 관계기간은 수도권 식수 공급과 가뭄·홍수 대응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소양호 어종 집단 폐사도 여전히 수질 조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어 불신이 확대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여러 대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공론화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정확한 수질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종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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