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영월 동강 둔치에서 열린 제59회 단종문화제 개막식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단종문화제 60주년 기념 주제곡 ‘환생(Rebirth)’ 의 뮤직비디오가 단종 서사를 음악과 영상 언어로 다시 불러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을 맡았던 피아니스트 양방언이 작곡한 주제곡은 단종을 역사 속 비운의 왕으로만 머물게 하지 않고, 오늘의 영월이 다시 맞이하는 기억의 인물로 세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축제 주제인 ‘왕의 귀환, 희망의 서막’과도 맞물리는 대목이다.
뮤직비디오는 단종의 삶을 사건의 나열로 설명하기보다 빛과 색, 빠른 장면 전환으로 정서를 쌓아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화면은 전형적인 유화적 질감으로 다가오지만 서사의 결은 지극히 한국적이다. 비극의 역사는 과장된 눈물로 소비되지 않고, 희망으로 치환돼 캔버스 위에 남은 강렬한 색으로 새겨진다. 음악은 그러한 회화적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꽹과리, 태평소, 가야금 등 전통 악기와 피아노, 바이올린 등이 함께 놓인 구성은 조선의 시간과 오늘의 감각을 한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동강 모래톺에 놓인 피아노의 선율이 단종을 호출하고 악기들의 어우러짐 속에 과거와 현재의 조우가 시작된다.
특히 영상은 단종의 죽음을 애도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환생’이라는 제목처럼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는 왕의 이미지를 통해 영월의 장소성과 축제의 방향을 함께 드러내고 있다. 청령포, 동강 등으로 이어지는 영월의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단종을 다시 현재로 불러내는 무대가 된다. 비극의 서사를 강조하는 장치로 청령포의 고립감과 적막, 유배의 시간에 깃든 어둠을 드러내기 보다는 단종의 귀환을 강렬한 색채와 함께 희망적으로 묘사한 장면들은 지역 축제 홍보 영상의 관습을 넘어, 역사와 음악, 회화적 영상미가 제대로 결합된 상징 콘텐츠로 평가할 만하다.
양방언 작곡가는 “영월지역 특유의 색깔과 무속적인 부분들도 함께 담아내며 단종의 파국(적인 삶)을 우리들의 희망으로 승화시키는 작품”이라며 “이 곡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월=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