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기밀누설 책임론’ 정동영 “문제 일으킨 자들 의도 있을 것” 野 “차기 대권 위한 고의 행동, 해임 추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 수운회관에서 박인준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을 예방하고 있다. 2026.4.23. 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시(市)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언급 후,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23일 재차 반박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국회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를 단독 소집하고 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하는 등 압박을 이어갔다. 

정 장관은 23일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인 박인준 천도교 교령을 예방한 후 취재진과 만나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의 의도가 있을 것”이라며  “정략이자 국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대북 정보 공유 제한 조처에 대해 “과거에도 간헐적으로 그런 일이 있었는데 알려지지 않고 넘어갔다”며 “그게 국익인데 왜 분란을 일으키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문제를 일으킨 사람들’은 “미국일 수도 있고 우리 내부일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있었던 일인데 초유의 사태가 됐다”며 “이렇게 자꾸 논란을 키우는 것은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국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관계가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충분히 설명했고 객관적인 증거 자료가 다 나와 있다”며 “이것이 그렇게 더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날도 한미 당국이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확인하지 않은 구성을 언급한 것은 기밀 누설이 아니라고 거듭 해명했다.
그는 “그 지명은 10년 전부터 수많은 연구기관에서, 전문가들이, 심지어 미국 의회 보고서에도 언급이 된다”며 “뉴스에도 나왔는데 기밀이냐. 왜 지명을 감춰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야권의 기밀 누설 비판과 경질 요구에 대해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와 지난달 상임위원회에서 구성을 언급할 때 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느냐며 “지나친 정략”이라고도 했다.
정 장관은 “본질은 북핵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이라며 “제재, 압박, 봉쇄로 안 되니 빨리 대화와 협상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계기에 뭔가 북미 대화의 계기를 만들어 봐야 된다는 것이 통일부의 생각이고 저의 생각”이라고 역설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4.23. 연합뉴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방위와 외통위를 단독 소집해 정 장관에 대한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외통위 소속인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도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철저한 점검과 수습 방안 마련에 책임 있게 동참해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정 장관을 즉각 경질을 하는 것이 최소한의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압박했다.
김기현 의원은 “정 장관은 이 대통령의 상왕 노릇을 하며 차기 대권에 나서기 위해 국민들의 관심을 끌면서 자기 존재를 과시하고자 고의로 돌출 행동을 지속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하며 정 장관에 대한 즉각적인 경질을 통해서 무너진 국정의 기강을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
같은 시간 열린 국방위에서도 성일종 국방위원장은 “통일부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한미 양국이 모두 군사기밀로 다뤄왔던 사실을 발설했다. 이로 인해 동맹국 간 정보공유를 제한하는 엄중한 사태까지 이어졌다”며 “그런데도 정부·여당이 회의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국가안보를 완전히 포기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장관이 전날 법사위에서 “(미국의) 정보 공유 제한이 아직까진 없다”고 말한 것을 겨냥, “사실과 분명히 다른 얘기”라고 반박했다.
성 위원장은 “국방위원장으로서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북핵과 관련된 핵심 정보를 우리 군과 국정원에 제공하는 일을 중단한 상태다. 북한 핵 관련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영상정보인데 그걸 공유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법사위에서 한 말이 사실이라면 이 자리에 출석해서 똑같이 말하라”고 촉구했다. 외통위에는 정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국방위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불참하는 등 정부 인사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나오지 않아 질의는 불발됐다.

◇소통관 기자회견 하는 성일종 의원[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공세를 이어갔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정 장관을 경질하지 않는다면 우리 당에서 해임 건의안 제출도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며 의원들의 동의를 즉석에서 받았다. 이어 “의원들이 해임건의안 제출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것을 만장일치로 동의했으니 정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즉각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임 건의안이 실제 국회에 제출되더라도 국민의힘 의석수 등을 감안할 때 본회의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미국이 정 장관 발언에 대해 공식 항의했고 우리 측에 열흘 넘게 정보 공유 제한이 이어지는 상태”라며 “결과적으로 이것이 한미 관계, 한미 동맹 관계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 이 사태를 방치하며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정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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