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 영월단종제 개막과 함께 1,600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아낸 역사동화 ‘단종, 영월에서의 124일’이 출간됐다.
이 책은 유배를 떠나기 전까지의 단종을 그렸던 이규희 작가의 전작 ‘어린 임금의 눈물’에서 이어지는 후속작으로, 영월에 도착한 이후 어린 임금이 겪어야 했던 124일간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펼쳐낸다.
어린 나이에 숙부인 수양 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노산군으로 강등된 홍위(단종)는 영월의 청령포로 유배된다. 창덕궁을 나선 지 이레 만에 도착한 청령포는 삼면이 강물로 에워싸이고 한쪽은 가파른 낭떠러지로 막혀 있어 도망갈 수조차 없는 세상에 둘도 없는 감옥과 같은 고립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어린 임금은 생이별한 부인과 누이에 대한 짙은 그리움, 수양 대군을 향한 분노와 두려움, 그리고 처형된 신하들을 향한 슬픔과 마주하며 통곡으로 밤을 지새운다.
하지만 춥고 외로운 유배지에서도 단종은 뜻밖의 따뜻한 위로를 만난다. 홍수로 인해 청령포가 물에 잠기면서 처소를 영월 관아의 관풍헌으로 옮기게 되고, 그곳에서 영월 백성들과 관아 호장인 엄흥도 부자를 만나게 된다. 척박한 땅에서도 소박한 음식을 나누며 정을 베푸는 영월 백성들과, 단종의 곁에서 큰 위안이 되어준 엄흥도의 아들 장수 덕분에 단종은 점차 인간적으로 성장해 간다.
특히 이 책은 단종과 충직한 신하 엄흥도가 나누는 신분을 초월한 뜨거운 우정에 주목한다. 책은 끝까지 임금으로서의 품위를 지킨 단종과 두려움 앞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신분을 넘어선 용기를 보여준 엄흥도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이지북 刊, 156쪽, 1만5,000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