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도심 비둘기 왜 늘었나 했더니…남몰래 먹이 나눠준 기부자(?) 덕분

먹이 주는 행위 탓에 비둘기 떼 서식처 변모
출근길 안전 위협…산책 나섰다 배설물 봉변
지자체 조례 제정하면 과태료 최대 100만원

◇2일 찾은 춘천시 약사고개길. 비둘기 2마리가 도로 위를 점령, 교통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손지찬 기자

강원지역 도심에서 ‘비둘기 먹이 주기’ 행위가 반복되면서 일부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분비물 피해와 교통 안전 위협이 이어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일 찾은 춘천시 약사고개길. 도로 옆 보행로를 따라 발걸음을 내딛은지 3분 만에 비둘기 4마리가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50여m 간격으로 설치된 가로등 위는 비둘기들의 휴식처로 자리 잡았고, 일대를 비행하는 비둘기들로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배설물을 경계해야 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은 4~5년 전부터 한 주민이 쌀과 옥수수 등 사료를 도로변에 뿌리면서 비둘기들이 대거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해당 구간의 도로와 건물은 배설물로 얼룩지는 등 위생 문제가 잇따랐고, 차량 통행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

인근 상가에서 근무하는 김모(여·60)씨는 “지난 1일 아침 출근길 운전을 하던 중 비둘기 7~8마리가 도로 위에서 모이를 먹고 있어 급하게 핸들을 꺾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했다. 이모(여·55)씨는 “지난달 산책에 나섰다가 비둘기 배설물을 맞아 불쾌했다”며 “4~5년 전부터 특정 주민이 도로변에 모이를 살포하는 모습을 목격해 수차례 불만을 제기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주민들은 비둘기 개체 수 증가의 원인으로 반복적인 먹이 공급을 지목하며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해야생동물 먹이 주기를 금지하는 조례 제정이나 현수막 설치 등 최소한의 관리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비둘기로 인한 주민 피해가 심각해질 경우 먹이 주기 금지 조례 제정을 검토하겠다”며 “현수막 설치와 시민 협조를 통해 주민 불편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는 집비둘기 등 유해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속초시 등 도내 일부 지자체는 조례를 제정해 금지 구역에서 먹이를 주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2일 찾은 춘천시 약사고개길 인근의 한 가로등 위에 비둘기 3마리가 위치해 있다. 사진=손지찬 기자

◇2일 찾은 춘천시 약사고개길. 비둘기 2마리가 보행로 인근에서 모이를 먹고 있다. 사진=손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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