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2026 부활절]김주영 천주교 춘천교구장

◇김주영 시몬 천주교 춘천교구장

“평화와 생명의 길을 향하여”

사랑하는 춘천교구 하느님 백성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이 기쁜 부활 인사를 여러분 모두와 나눕니다.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신 주님의 부활은 절망을 희망으로, 어둠을 빛으로 바꾸는 인류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절정입니다. 우리는 지난 사순시기 동안 ‘생명 보호’와 ‘생태적 회개’를 마음에 새기며 기도와 절제, 사랑의 실천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여정은 단순한 개인적 성찰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공동의 집을 향한 책임을 다시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제 부활의 빛 안에서 우리는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상처 입은 세상 한가운데로 들어오셔서 평화를 선포하셨습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이라는 인사는 전쟁과 분쟁이 가득한 오늘날에 가장 절실한 말씀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과 갈등이 계속되고 있으며, 수많은 생명이 고통 속에 놓여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과 무관심, 그리고 힘의 논리가 만들어낸 이 비극 앞에서 우리는 침묵할 수 없습니다.

전쟁은 단지 이해 당사자인 국가 간의 충돌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생명을 파괴하는 중대한 죄이며,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부활 신앙 안에서 모든 폭력과 죽음의 문화를 거부하고, 생명과 평화의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무기를 내려놓고 대화를 선택하며, 증오를 넘어 화해로 나아가는 용기를 청해야 합니다.

부활은 단순히 예수님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 안에서 실현되어야 할 현실입니다. 우리가 작은 생명까지도 소중히 여기고, 자연을 돌보며, 서로를 존중하는 삶을 선택할 때, 부활은 우리 안에서 살아 움직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평화를 만들고, 갈등을 화해로 바꾸며, 상처 입은 이들을 위로할 때, 우리는 부활의 증인이 됩니다.

특별히, 생명을 위협하는 사회적 구조와 문화 속에서 우리는 더욱 깨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약한 생명, 태아와 노약자, 가난한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을 보호하는 일은 부활 신앙을 사는 구체적인 실천입니다. 생명을 선택하는 용기와 이를 지켜내는 사랑이야말로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주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하느님 백성 여러분,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 길은 평화를 이루는 길이며 생명을 살리는 길입니다. 우리가 그 길을 함께 걸어갈 때, 이 세상은 조금씩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았던 창조의 모습을 회복할 것입니다.이번 부활 시기를 맞아, 우리가 먼저 생명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깨닫고, 전쟁과 갈등이 종식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일상 안에서 평화를 실천하는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갑시다.

죽음을 이기신 주님의 부활이 여러분의 가정과 공동체, 그리고 이 세상에 참된 평화와 희망을 가득히 채워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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