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은 3일 이른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것에 대해 "갑작스런 개혁과 변혁이 과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심사숙고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국회 입법활동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사법부는 헌법이 부과한 사항을 다 챙기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이어 사법개혁 법안들에 대해 “아시다시피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고, 개선해나가야 하는 점은 잘 동의를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임명 절차가 늦어지는 데 대해선 "청와대와 계속 협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법원에서 일방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날 노 대법관은 6년 임기를 마무리하고 퇴직하게 되는데, 조 대법원장은 전날까지도 최종 후보자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박영재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에 지명된 지 한달여 만에 직을 내려놓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그런 점도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민주당이 '사법부 불신'을 명분으로 들어 사법개혁을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일부에서 사법개혁을 하는 이유가 국민의 신뢰도가 낮다고 하고 있다"며 "근래 세계 여러 나라, 심지어 국제기구에서도 대한민국 사법부를 배우려 하고 우리와 교류 협력할 것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 그 이유가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조 대법원장은 최근 갤럽 등 여론조사기관의 신뢰도 조사 결과 미국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35%에 그친 반면 우리나라는 47%를 기록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물론 우리가 높다는 게 아니고, 더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다만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는 국민의 기대 수준이 반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 지표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수치에) 만족하자는 게 아니라 어떤 제도를 평가할 때는 객관적으로 좋은 점을 인정하고 거기서 부족한 점이 뭔지 (찾아) 개선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너무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법관들에 대해 개별 재판을 두고 악마화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심사숙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해왔듯 대법원이 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해서 마지막까지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부족한 부분은 시정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을 의결했다.
법안은 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3년간 매년 4명씩 순차적으로 늘려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시행은 법 공포 후 2년 후부터다.
법안에는 보이스피싱 등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관련 사건을 합의 재판부가 아닌 단독판사 관할로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정안은 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 중 마지막 법안이다.
민주당은 지난 25일 법왜곡죄법(형법 개정안) 상정을 시작으로 재판소원제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이어 이날 대법관 증원법까지 국회 입법 절차를 끝냈다.
법왜곡죄법은 형사사건에 관여하는 판사와 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판소원제 도입법은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심판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법원의 확정 판결 중 헌재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와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법률을 위반함으로써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이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용 사법 파괴 악법'이라며 잇따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로 맞섰지만, 절대다수 의석의 여당은 24시간 뒤 토론 강제 종결과 표결을 통해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