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탄광에서 광부로 일하며 탄광촌의 일상과 노동 현장을 화폭에 생생하게 담아낸 '광부 화가' 황재형 화백이 27일 향년 74세 일기로 별세했다.
가나아트는 이날 한국의 대표적인 민중미술과 사실주의 작가인 황 화백이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1952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난 황 화백은 1981년 중앙대 회화과를 다니던 시절, 복학생들과 함께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에서’(이하 임술년)를 결성한 황재형은 형상성이 강한 회화를 선보이며 현실의 부조리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견지했다.
그는 임술년 활동 중 황지탄광 매몰사고로 사망한 광부의 낡은 작업복을 극사실로 그린 ‘황지330’(1981년)으로 제5회 중앙미술대전(1982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황 화백은 이 작품으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광부, 그리고 탄광촌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 주저 없이 태백행을 결정, 3년간 광부로 일했다. 황 화백은 삶의 현장에서 탄광 노동의 고단함과 위험을 몸소 겪고, 이 경험을 토대로 탄광촌의 일상과 노동 현장의 긴장, 공동체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광부 화가'라는 수식어를 남겼다.
건강상의 이유로 갱도를 떠난 후에도 그곳의 이야기를 탄탄한 리얼리즘으로 표현해 왔다.
1990년대에는 쇠락한 폐광촌과 강원도의 풍경을 화면에 담았고, 2010년 이후에는 머리카락과 흑연을 활용해 탄광촌 인물과 동시대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을 선보였다.
황 화백은 작품의 자양분이 된 태백 사북의 풍정(風情)을 두꺼운 마티에르와 변형 캔버스를 통해 단순한 재현을 넘어 물리적 사실성에 다가가려는 리얼리즘적 자세를 투영한 작품들로 주목받고 있다.
가나아트는 조사(弔詞)에서 "시대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치열한 눈으로 현실을 응시한 화가"라며 "인간 존재와 자연에 대한 경의를 잃지 않은 채, 한 사람의 삶이 곧 한 시대의 초상이 될 수 있음을 평생에 걸쳐 증명해 보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황 화백은 2017년 양구 출신 박수근(1914~1965년) 화백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양구군과 강원일보, 동아일보, 한국수자원공사 등이 제정한 '제1회 박수근 미술상'을 수상했고,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예술적 성취를 조명하는 개인전 '회천'을 열었다.
유족은 부인 모진명 씨와 1남 1녀(황제윤, 황정아)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1호이며 발인은 3월 1일 오전 7시 4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