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 줄에 접어들어 ‘나의 전국 자전거길 종주기’라니 세상의 수많은 자전거 고수들에게는 외람되지만, 혹시 늦은 나이에 자전거 라이딩을 고심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과감히 필을 들었다.
최근 ‘왕과 사는 남자’가 인기몰이를 하고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육신 성삼문의 이야기가 다시 조명되면서 내가 2021년 6월 출간한 소설 ‘효옥’이 다시 과분한 관심 받고 있다. 당시, 노비가 된 성상문의 딸이야기가 화제를 모으면서 소설은 짧은 시간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SBS 등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 바쁘게 지내다 보니 건강이 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건강을 위해 동네 가까운 길에서 자전거를 조금씩 타게됐고, 이내 빠져들게 됐다. 자전거로 다치는 사고도 많고 워낙 늦은 나이에 시작한다고 하니 집사람이나 주변의 걱정과 만류가 많았다. 그러나 자전거 라이딩이 주는 자유로움이 신세계를 발견한 듯 너무 좋았고 차츰 체력이 붙는 느낌까지 들면서 조금씩 더 멀리 라이딩하게되었다. 멀리 가지 않을때는 혼자서 분당, 과천, 청계산 여의천 길을 많이 탄다. 특히 여의천길은 서울 시내답지 않게 개울물가를 따라 청계산 입구까지 호젓하게 달릴 수 있다.
차차 재미를 느낄 때 전국 자전거길을 7번이나 종주한 지인 한 분을 모시고 7~8명의 라이딩 모임을 만들었다. 낯선 길, 먼 곳으로 나서기에 혼자서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전거 동호인들은 전국 자전거길을 이명박 대통령의 최고 치적으로 손꼽는다. 우리나라 자전거길은 각 자치단체의 노력이 보태어져서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다. 2,000km 가까운 전국 자전거 길에는 100여 개의 인증센터가 있어서 한두 개 도장을 찍다 보니 전국 도장 깨기 의욕이 불타올랐다. 보통 먼곳으로 가서 일박이일 또는 이박삼일 라이딩을 하면서도 체력을 감안하여 하루 70~80km 이상은 타지 않았다.
춘천에서 시작한 북한강 자전거길은 그야말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최고의 아름다운 곳이다. 구름을 잔뜩 머금은 의암로를 돌아 왜가리 홀로 서있는 북한강 물길따라 강촌, 팔당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전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곳이다. 경북 영덕에서 시작해서 7번 국도를 따라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올라가는 동해안 라이딩은 낙타등처럼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서 힘든 도전이었다. 영덕의 낙타등이나 정동진 고개는 끌고 언덕을 넘었다. 그러나 바다는 물감을 뿌린 듯 새파랗고 2월 말 즈음의 먼 산에는 하얀 눈이 녹지 않아 비길 데 없이 아름다웠다.
제주도 환상 자전거 길은 말 그대로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환상(fantastic과 ring shaped의 중의적 표현일 것이다)의 길이었다. 용두암을 출발하여 4박 5일간 천천히 돌았는데, 특히 제주 동쪽 해안 풍경은 외국 어느 곳 못지않았다. 경치 좋은 곳에는 꼭 좋은 카페가 자리 잡고 있었으므로 커피 한 잔씩 즐기며 느긋한 라이딩을 마쳤다.
섬진강, 금강, 오천, 영산강 모두 바다나 강을 끼고 있어서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교훈과 함께 물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라이딩 자체가 힐링이었다.
강변의 갈대숲은 깊고 따뜻했으며, 강물은 소리 없이 유장하였다. 주마간산이라는 말대로 차를 타거나 걸어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들이다. 우리 산하의 속살을 만지는 듯 감미로웠다.(계속)

















